“강달러 행진 멈추려면 美 금리인상 연기해야”

입력 2015-03-18 02:32

미국 달러화 강세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17∼18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따라 달러 강세가 주춤할 수도 있으나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뤄지는 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강(强)달러는 자연스레 원화 약세를 불러온다. 하지만 현재 원화 가치 절하 폭이 수출을 북돋기에 충분치 않다며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지난 15일 100.4로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6일에는 달러 약세로 100 아래로 떨어졌지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조정이라기보다 FOMC를 앞두고 잠깐 숨을 고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달러 초강세 국면은 미국 경제의 ‘나 홀로’ 성장,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 간의 통화정책 차이로 인해 형성됐기 때문에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럴은행의 애널리스트 킷 주커스는 “강달러가 멈추려면 유로존 경제가 눈에 띄게 개선되거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연기를 시사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도 그동안의 급등에 대한 피로가 누적돼 달러 강세 속도가 조정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들어 유로존과 중국, 인도 등 20여개국이 통화완화(금리 인하나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미국이 금리를 올려 금리 차가 커지면 미국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돼 달러가 계속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일본 중앙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조치의 유지를 결정했다.

강달러 압력이 당장 해소되기는 어렵지만, 오는 6월이나 9월로 예상되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오히려 달러 가치 변화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강달러가 진정되면 원·달러 환율은 1000원대 중후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 강세에 따라 현재 진행되는 원화 약세는 우리 수출기업에 호재다. 그러나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원화가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선 강세를 나타내 국내 수출에 환율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부담 때문에 유럽연합(EU), 일본, 아세안으로의 수출이 줄어 지난 1∼2월 전체 수출이 2.1% 감소했다는 것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