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복음화 운동을 말한다-(상)] “유럽, 교회 건축 1000곳보다 지도자 1000명 필요”

입력 2015-03-18 02:51 수정 2015-03-18 18:33
유니온 디렉터를 맡고 있는 마이크 리브즈 영국 웨스트신학교 교수는 “복음전파의 열정이 식어 가고 있는 유럽교회를 살리기 위해 1000명의 선교사를 육성·파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영국 웨스트신학교, 오엠선교회 유럽지부, 유니온 등과 유럽 재복음화(Europe re-evangelization) 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피선교국이 복음을 전해준 선교국에 다시 예수 생명을 수혈해주는 프로젝트로, 세계 교회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로 평가된다. 국민일보는 3회에 걸쳐 유럽 재복음화 운동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고 세속주의, 종교다원주의, 자유주의 신학의 도전에 직면한 한국교회의 활로를 찾는 시간을 마련한다.

“유럽은 영적으로 사막 같은 곳입니다. 영국 등 유럽 사회에서 성경의 절대권위를 제시하며 ‘예수를 통해서만 구원을 얻는다’고 말하면 종교적으로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합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처럼 말이죠.”

영국 웨스트신학교 마이크 리브즈(40) 교수는 유럽 재복음화 운동 전략을 설계한 주인공이다. 그는 영국 오크힐 신학교를 졸업했고 캠브리지대와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신학자다. 미국 유명 신학교의 교수직 제의를 뿌리치고 영국교회 재부흥을 위해 투신한 그는 영국 복음주의 교회 내 핵심 브레인으로 꼽힌다.

리브즈 교수는 종교개혁자 장 칼뱅의 교회개척을 예로 들며 유럽교회가 생기를 되찾기 위해선 선교사 파송 및 교회개척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칼뱅은 종교개혁자로서 많이 알려졌지만 스위스 제네바에서 신학교를 운영하면서 교회개척 사역을 활발히 전개했다”면서 “칼뱅은 46세까지 6개 교회를 개척했고, 그 후 4년간 100개 교회를 추가로 개척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100개 교회는 7년 뒤 2150개 교회로 늘어났다. 당시 기록을 보면 9000명이 모여 예배를 드린 대형 교회도 있었다”며 “왕성한 교회개척 운동을 벌인 결과 유럽에 300만명의 성도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네바에서 상당한 핍박이 있자 칼뱅은 영국 폴란드 이탈리아 헝가리 등 유럽 각 지역으로 제자들을 파송했다”면서 “이때 파송된 제자들은 열정적인 선교사일 뿐 아니라 실력 있는 신학자였다”고 설명했다. 리브즈 교수는 “이처럼 선교와 신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라며 “복음을 다시 유럽에 가져오기 위해선 1000개 교회 건축이 아니라 1000명의 지도자를 훈련·파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 개척운동이 단순히 교회 건물을 크게 짓는 경쟁이나 과시적인 개념이 아니며 도시 안에 복음을 알지 못하는 수백만명을 위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유럽 재복음화를 위해 5년 전부터 내놓은 전략은 유니온이라는 프로그램이다. 기독교 인재를 찾아 신학교 강좌, 스마트폰 등을 통한 온라인 강좌 등 양질의 신학 콘텐츠를 제공하고 ‘러닝 커뮤니티(Learning Community)’를 통해 지역의 목회자들이 선교사 후보생을 교육시키는 방식이다. 유니온 과정을 이수한 선교사는 유럽 각 지역에 파송되며 지역교회는 기도와 물질로 그를 돕는다.

유니온 디렉터이기도 한 리브즈 교수는 “건강하지 못한 교회의 공통적 특징은 전도를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하나님은 전도와 선교의 주님이시다. 히브리서 13장 말씀처럼 나아가 전하고 가르치고 복음을 퍼뜨리는 것은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리브즈 교수는 “교회가 기독교를 싫어하고 핍박하는 곳으로 나아갈 때 기적적인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며 “유럽 각 지역에 있는 선교 인재를 찾아내 훈련·파송시키고 그들을 후원하는 유니온 프로그램이 확산될 때 제2의 종교개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교회를 향한 그의 마지막 당부는 간절했다. “영국은 더 이상 기독교 국가가 아닙니다. 한국교회에는 강력한 기도와 신앙이 있습니다. 제발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유럽 재복음화 운동은 결코 개인이나 교회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복음의 파트너십을 갖고 힘을 합칩시다.”

스완지(영국)=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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