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 사드 갈등] 국방부 사드 반대 않는 이유… KAMD, 北 미사일 요격 한계, 중첩방어망 구축 필요

입력 2015-03-18 02:15 수정 2015-03-18 18:43

국방부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현재 군이 구축하고 있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만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반도를 방어하는 데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KAMD는 한반도를 공격하는 북한 미사일을 종말단계 저고도에서 단 한 번에 막아야 하는 구조다. 미사일이 낙하해 목표지점 40㎞ 안에 들어왔을 때 타격이 가능하다. 북한이 평안북도 신계리 미사일 기지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하면 불과 3분30초 만에 서울에 도달한다. 현재 KAMD의 주요 타격 체계인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반응 시간은 2분13초 정도로 알려져 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북한 미사일을 막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사거리 600㎞에 달하는 그린파인 레이더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각과 지점을 포착하고 탄도유도탄작전통제센터가 이를 식별해 타격 명령을 내리면 즉각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는 KAMD의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을 때만 가능하다.

하지만 북한은 미사일을 이동식 발사대(TEL)에 탑재해 우리 군이 눈치 채지 못하게 발사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 때와 올해 훈련 때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쐈다. 군은 일부는 포착했지만 일부는 발사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탐지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설사 탐지·식별·요격이라는 KAMD의 전(全) 단계가 순식간에 이뤄진다 해도 평균 마하 7의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미사일을 한치 오차 없이 막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중첩 방어망을 쌓고 있다. 미국은 적이 쏜 미사일을 상승단계, 비행단계, 종말단계로 나눠 단계마다 적어도 두 가지 방안 이상으로 공격하는 다층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종말단계도 사드와 같은 고고도 종말단계와 패트리엇으로 방어하는 하층방어 등 두 단계 방어망을 갖추고 있다.

우리 군도 중첩 방어를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 외에 요격 고도가 더 높은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과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M-SAM)을 2020년대 중반까지 개발할 계획이지만 기술적인 이유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군사 전문가들은 KAMD의 허술한 방어망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사드 한반도 배치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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