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부패 몸통’ 쉬차이허우 암 사망

입력 2015-03-17 02:39

중국군 ‘부패의 몸통’으로 불리는 쉬차이허우(71·사진)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15일 방광암으로 사망했다고 신화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쉬차이허우는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지난해 3월 체포돼 같은 해 6월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했다. 인민해방군 검찰원은 지난해 10월 27일 조사를 마쳤고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군검찰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쉬차이허우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쉬차이허우가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득에 대해선 관련법에 의해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쉬차이허우는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링지화 전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등과 함께 ‘신4인방’으로 불렸다. 이들은 시진핑 국가주석 정권의 출범 직전 보시라이를 상무위원으로 진입시켜 시진핑 체제의 전복을 계획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전문가들은 쉬차이허우 사망이 오히려 중국정부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쉬차이허우가 중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그를 기소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 돼 왔다. 쉬차이허우는 과거 10년 넘게 군 고위층 인사를 좌지우지해 온 인물이다. 그만큼 군내 지지층이 적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 BBC중문망은 “쉬차이허우 사망으로 그의 처벌과 재판이 야기할 수 있었던 군내 반발 가능성도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한 재판에 넘겨졌을 경우 비공개로 하더라도 군 최고위층의 비리가 낱낱이 밝혀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일각에서는 쉬차이허우가 더 일찍 사망했는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3∼15일)을 피해 사망 사실 발표가 늦춰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인민해방군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양회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일이 금지됐기 때문에 당국이 그의 사망을 발표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방광암을 앓는 전 고위층 인사가 지난 7일 오전 10시9분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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