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정무특보단 위촉 강행… 野 “친박산성 쌓고 마이웨이 가속”

입력 2015-03-17 02:30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새누리당 주호영 윤상현 김재원 의원을 정무특보로 공식 위촉했다. 현역 국회의원의 대통령 특보 겸직을 놓고 ‘삼권분립 위반’이나 ‘국회의원 겸직금지 위배’ 등에 대해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위촉을 강행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장차관급 인사 12명, 청와대 비서실장·수석·특보 12명 등 모두 24명에게 임명장과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로써 박근혜정부 중반기 진용 개편이 마무리됐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3명의 정무특보다. 청와대는 여야 정치권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정무특보를 신설, 임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주변에 ‘친박산성’을 쳤다”면서 “박 대통령이 소통을 얘기하며 정무특보를 임명했지만 이것은 ‘불통의 표시’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또 “친박 일색의 특보단 임명은 ‘청와대 마이웨이’만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정무특보 위촉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그 문제에 대해선 오래전에 얘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정무특보 인사가 발표됐을 때 “현직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이고 정무특보는 대통령의 특별보좌역인데, 현직 국회의원이 정무특보가 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김영우 대변인도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 회의에서 “기왕 국회의원을 정무특보로 정할 것 같으면 왜 그렇게 정해야 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솔직하게 매듭짓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니까 잡음과 소통방해 등 사례가 생기는 것”이라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이날 이명재 민정특보, 임종인 안보특보, 김경재·신성호 홍보특보도 위촉장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민정수석 등 청와대 신임 참모진을 비롯해 김재춘 교육부 차관,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등 차관급 인사들도 임명장을 수여받았다.

임명장·위촉장을 받은 장차관급 인사들과 청와대 신임 참모진, 특보들은 부부 동반으로 참석했다. 대통령은 보통 임명장 수여식 후 참석자들과 차를 마시며 당부의 메시지를 전해왔지만 이날은 별도의 티타임이 없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