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6일로 절반을 넘어섰다. 시범경기 전반 경기 결과 10개 구단 모두 상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스프링캠프에서 전력 보강이 잘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8일부터 시작되는 정규리그에선 치열한 순위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일단 LG 트윈스의 상승세가 가장 눈에 띈다. 5승2패로 단독 1위다. 주목할 만한 것은 홈런 수 증가다. LG는 지난해까지 소총부대였다. 지난 시즌 팀 홈런이 90개로 꼴찌였다.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이 강했던 가운데 팀 홈런 수 100개를 넘지 못한 팀은 LG가 유일했다. 그런데 7번의 시범경기에서 홈런 11개를 뽑아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오지환, 최승준 등 젊은 선수들이 홈런포를 펑펑 때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팀인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도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두 팀은 핵심 전력이 이탈해 지난해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넥센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고, NC는 신생팀에게 주어지는 외국인 선수 보유 혜택이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강정호의 자리를 윤석민 등이 잘 메워주고 있고, ‘거포’ 박병호도 홈런 3개로 1위에 올라있다. NC는 5선발 자리에 노장 손민한이 가세했다. 손민한은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로 나와 5이닝 동안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
마무리 이용찬의 군 입대로 뒷문이 열린 두산 베어스는 김강률이라는 신예가 나타나 한 숨을 돌렸다. 시범경기 4경기에서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특히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SK 와이번스는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와 트래비스 밴와트를 앞세워 4강 재 진입을 꿈꾼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는 시동이 늦게 걸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방어율왕 릭 벤덴헐크 대신 들어온 타일러 클로이드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클로이드는 12일 LG전에서 3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5안타를 허용하며 8실점했다.
롯데 자이언츠도 3승4패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KIA 타이거즈는 윤석민이 복귀한 후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왼손 에이스 양현종이 위력투를 선보였고 최희섭도 두 경기 연속 안타를 터트리는 등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관심을 끈 한화는 마운드에서 이적생 배영수와 권혁, 송은범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타력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14일 오전부터 선수들을 모아 특별 타격훈련을 진행 중이다. 막내구단 kt 위즈는 1군 무대의 혹독함을 실감하고 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프로야구 경기시간 단축을 위한 경기촉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시범경기에서 논란이 된 ‘타석 이탈시 스트라이크 선언’ 규정을 스트라이크 대신 벌금 20만원을 내도록 변경했다. 새 규정은 17일부터 적용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대포’ 쏘는 쌍둥이, ‘시동’ 늦은 사자… 올 프로야구 판도 어떻게 되나?
입력 2015-03-17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