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바꿔… 강원 도지사·도의장 역지사지 체험 ‘최문순·김시성 1일 역할 바꾸기’

입력 2015-03-17 02:53
최문순 강원도지사(왼쪽)와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이 16일 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일일 교환근무를 했다. 강원도 제공

“자리를 바꿔서 강원도의 발전을 고민해 봅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새정치민주연합)와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새누리당)이 16일 하루 동안 자리를 바꿔 앉았다. ‘일일 역할 바꾸기’를 통해 최 지사는 명예 도의장으로, 김 의장은 명예 도지사로 직함을 바꿔 하루 일정을 소화했다. 이는 도와 도의회가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소통하고 상생협력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들은 오전 10시 도청 통상상담실에서 명찰 교환과 기관 배지 나누기를 시작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최 명예 도의장은 의장실에서 도의회 사무처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의정대표자 간담회를 진행한데 이어 5개 상임위원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김 명예도지사는 비서실장으로부터 일정 보고를 받고 실·국장 회의를 주재했으며 119종합상황실과 구제역 방역초소, 육묘장 등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오전 11시에는 도의회에서 열린 제24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나란히 참석해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했다. 최 명예 도의장은 의장석에서, 김 명예지사는 발언대에서 인사말을 통해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협력하자”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 명예 의장은 “도의원의 권능과 권한을 존중하는 것은 물론 정책을 세우고 집행할 때 설명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반성하고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최 명예 도의장은 명예지사 발언의 건을 상정할 때와 행사종료 선언을 할 때 2차례 의사봉을 두드렸다.

김 명예 도지사도 “의회와 집행부가 진정으로 소통하고, 상생하는 기반이 마련되는 소중한 하루가 됐다”면서 “역지사지의 마음을 실천해 의회와 집행부가 소통 화합하며 힘을 모아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도정 발전의 새 지평을 열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일일 역할 바꾸기’를 놓고 인기에 영합한 1회성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도의원 A씨는 “상생협력은 도정과 의정활동 과정에서 강화돼야 하는 것으로 이번 행사는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