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부 중학교에서 실시 중인 ‘자유학기제’가 서울시내 고등학교로 확대된다. 성적 경쟁과 성과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진로 모색 기회를 주자는 취지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고교 자유학년제 교육과정인 ‘오디세이 학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등학교에 자유학기제를 도입하기는 처음이다. 올해는 고교 1학년 중 희망자 40명을 모집해 5월부터 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지원자가 많으면 학생·학부모 면담을 거쳐 대상자를 선발한다.
오디세이 학교에 참여하는 학생은 1년간 국·영·수 등 ‘핵심 교과수업’을 듣는 동시에 직접 원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등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문화 예술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만나는 기회와 함께 인턴십 체험 등의 진로 체험 활동도 마련돼 있다.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 운영지원센터를 거점으로 하되 민간 대안학교로 장소를 바꿔가며 수업이 이뤄진다.
평가 방식은 일반학교와 다르다. 교과 지식 중심의 지필평가보다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 탐구 결과 보고서 등이 중점 평가 대상이다. 국·영·수·탐구영역은 일반고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 자율 대안교과목 평가는 이수 여부만 기록된다.
1년간 교육과정을 마친 학생은 원래 소속 학교로 돌아갈 때 1학년으로 복귀할지, 2학년으로 진급할지 결정할 수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주입식 교육으로 학습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이 꿈을 찾을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올해 3억원을 들여 시행한 뒤 반응이 좋으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제도를 차츰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이 앞장서서 대안교육에 학생 교육을 떠넘긴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학교 안에서 학생들에게 꿈을 찾아줄 방법을 강구하지 않고 자꾸 새로운 정책만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공교육을 약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진로 탐색 ‘자유학기제’ 서울시내 고교로 확대한다… ‘오디세이 학교’ 희망자 40명 모집
입력 2015-03-17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