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과학기술 10대 트렌드] 첨단기기 싫어… ‘안티테크’ 뜬다

입력 2015-03-17 02:48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안티테크(anti-tech)’ 현상이 올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사이언스’ ‘네이처’ 등 과학 학술지의 예측을 바탕으로 선정한 ‘2015년 국내외 과학기술 10대 트렌드’를 16일 과학기술정책 최신호에서 소개했다.

연구원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속률이 2013년 65%에서 지난해 56%로 감소했으며, 더 단순한 라이프스타일을 갈망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테크 기기와 인터넷의 홍수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안티테크를 넘어 ‘네오 러다이트’(새로운 기계파괴 운동)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생명과학계는 암 극복을 위한 연구 성과를 활발히 발표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방사선, 표적약물 등 다양한 면역요법을 혼합한 ‘결합면역요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이언스는 암 면역요법을 2013년의 획기적 발견으로 선정했었다. 발암 유전자로 알려진 ‘미크(Myc) 유전자’ 한 쌍 중 하나를 제거해 쥐의 수명을 연장한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의 지난 1월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서아프리카를 공포로 몰아넣은 에볼라는 6월쯤 치료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주과학 분야에선 지난해가 ‘혜성의 해’였다면 올해는 ‘왜소행성의 해’가 될 전망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무인우주탐사선 돈(Dawn)은 최근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있는 원시행성 ‘세레스’의 궤도에 도착했다. 7월에는 나사의 다른 우주선 ‘뉴 호라이즌스’가 50억㎞를 이동해 명왕성에 근접할 예정이다.

올해는 탄생 100주년을 맞는 상대성이론의 재조명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상대성이론은 현대 우주이론의 토대를 제공했지만 완벽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면서 “초끈이론, 고리양자중력이론 등 새로운 이론을 개발하려는 시도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기기는 ‘가상현실용 헤드셋’ ‘헬스케어용 헤드셋’ 등 머리에 착용하는 형태가 여럿 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음악 감상을 통해 뇌가 휴식을 취하게 하는 제품도 9월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재난 대응에 첨단과학 기술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