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남미 최대 도시 브라질 상파울루의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대로(大路), 월드컵을 방불케 하는 100만의 노란 물결이 한목소리로 ‘포라 지우마’(Fora Dilma·지우마 아웃)를 외쳤다. 지우마 호세프 제2기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반정부 시위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호세프 대통령은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국 27개주 중 25개주의 주요 도시에서 이날 열린 부정부패 척결과 정치 개혁, 언론자유 보장 등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에는 경찰 추산 180만명이 참가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날 시위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인 ‘지레타스 자’(Diretas ja·지금 당장 직접 선거를) 이후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위대에서 흘러나오는 노동자당(PT) 정권 퇴진과 호세프 대통령 탄핵 촉구에 대해 정치권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대선 당시 야권 후보였던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은 전날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비리와 관련해 노동자당 정권을 비판하면서도 “대통령 탄핵은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반대를 표명했다.
브라질 정부는 시위가 예상보다 폭발적으로 번져나가자 2013년 부패·비리 척결 등을 요구하며 불거졌던 대규모 국민저항 운동으로 비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경상수지 하락과 물가 급등에 전기 배급까지 차질을 빚는 가운데 호세프 대통령이 몸담았던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현재 호세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연초 42%에서 23%대로 떨어져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호세프 취임 2달 만에 위기 브라질 초대형 반정부시위
입력 2015-03-17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