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채용 규모를 전년보다 줄일 계획이다.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고용절벽’ 현상이 향후 수년간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6일 자산 기준으로 상위 30대 그룹(2014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을 대상으로 ‘2015년 투자·고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채용 계획은 총 12만1801명으로 지난해 규모보다 6.3%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30대 그룹의 신규채용은 2013년 14만4501명에서 2014년 12만9989명으로 10% 감소한 데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줄어든다. 조사대상 기업 중 신규채용이 전년보다 증가(7곳)하거나 작년 수준(4곳)인 기업보다 감소하는 기업(19곳)이 훨씬 많았다. 30대 그룹이 고용한 전체 근로자 수는 총 118만651명으로 지난해(116만8543명)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 계획은 13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17조1000억원보다 16.5%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85조8000억원보다 19.9% 늘어난 102조8000억원이었다. 연구·개발(R&D) 투자는 전년 대비 4.2% 늘어난 31조3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전체적인 투자금액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투자를 줄인 그룹도 11곳이나 됐다.
투자규모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늘지 않은 이유는 30대 그룹의 투자가 실제 고용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대규모 설비 투자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전경련이 거론한 올해 주요 그룹의 투자 사례는 삼성그룹의 평택 반도체 라인 및 OLED(발광다이오드) 공장 증설(20조원), 현대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10조원) 등이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정년 연장에 따른 채용 여력 감소와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신규 채용 규모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고용절벽 현상이 수년간 지속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악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전경련이 비금융 상장기업 1103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2년부터 점차 증가세가 약화되던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2012년 11.4%에 달했다가 2013년 2.3%로 줄어들더니 작년부터는 아예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영업이익 증가율도 2013년 1.3%에서 2014년 1∼3분기 17.9%나 감소했다. 특히 719개 제조업체의 영업이익은 2012년 8.6%, 2013년 9.3%씩 증가한 데 비해 2014년 1∼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23.4% 줄었다. 10대 기업의 영업이익도 2012년 16.8%, 2013년 6.7%씩 증가하다가 2014년 1∼3분기엔 31.6%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대기업 신규채용 2년 연속 감소… 고용절벽 현실화
입력 2015-03-17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