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내밀었더니 술술 풀리더라… 코트라 김재홍 사장 ‘개방형 협업’ 성과

입력 2015-03-17 02:44

김재홍(사진) 코트라(KOTRA) 사장의 ‘개방형 협업’ 실험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서로 경쟁하고 견제하기까지 했던 코트라,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정부 유관기관은 물론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민간 경제단체까지 나서 협력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평소 사이가 껄끄러웠던 무역협회를 찾았다. 무역협회는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주로 다루다 보니 코트라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많았고, 평소 두 기관 사이에는 묘한 긴장과 견제가 존재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무역협회 부회장 및 임원진과 만나 상호 협의를 통해 발전시켜 나갈 과제를 발굴하고, 협업을 강화하자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무역협회도 흔쾌히 코트라의 제안을 받아들여 두 기관은 의기투합 했다.

결과물은 곧바로 나타났다. 두 기관은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려는 국내 기업을 돕기 위한 차이나 데스크(China Desk) 개소식을 열었다. 차이나 데스크 지원을 위해 1단계로 무역협회 차이나 데스크에 코트라 직원을 파견하기로 했다. 2단계는 국내 차이나 데스크와 코트라가 베이징·칭다오·청두·상하이 등 중국 4개 지역에 설치하는 한·중 FTA 활용지원센터를 연계해서 원스톱 지원이 가능토록 했다.

이어 13일 발족한 ‘유라시아 진출협의회’에서도 두 기관의 협업이 돋보였다. 협의회에서는 정부 각 부처와 기업 등에 산재돼 있는 유라시아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정부부처, 공공기관, 기업들이 협업해 공동의 진출 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한다. 코트라는 무역협회와 공동으로 17개 유관기관의 유라시아 정보를 모아 ‘유라시아 통합정보포털’(www.i-eurasia.org)을 구축·운영하기로 했다.

코트라는 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지역 순방 중 경제외교를 지원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과 손을 잡고 중·소 참가업체 모집, 현장행사 등을 함께 진행했다. 김 사장은 다음 달 2일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임원급 인사들이 만나 협력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의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수출과 관련해 기업의 수요와 지원요구 사항은 넘쳐나는데, 코트라가 단독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유관기관과 개방형 협업을 확대해 수출 중소기업에 더 많은 도움을 주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