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從北 프레임 해부] ‘종북 논란’ 이후 남북 관계 어떻게 달라졌나… 화해·협력 ‘親北’ 입지 좁아져

입력 2015-03-17 02:43 수정 2015-03-17 09:22
‘종북 프레임’은 남북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근 수년간의 종북 논란으로 이른바 ‘친북세력’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북한 전문가들은 남북관계가 개선되려면 현재의 프레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종북 논란은 야권의 대북정책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2011년 “원칙 없는 포용정책은 종북진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해 당내 논란을 일으켰다. 며칠 뒤 “햇볕정책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사태가 수습됐지만 야권 내부에서도 종북 프레임을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대북정책 기조는 여전히 햇볕정책이 중심에 있지만 앞장서서 이를 주장하는 인사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북한은 종북 논란이 일 때마다 예민하게 반응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9일 김기종씨의 주한 미국대사 습격 사건과 관련해 ‘또 다시 발작한 종북 광기’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노동신문은 “김씨가 북한을 몇 차례 방문하였다느니 하면서 이번 사건을 우리와 연결시키려고 모지름(모질음·고통을 견뎌내려고 모질게 쓰는 힘)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이 신문은 지난 1월 신은미·황선씨의 ‘종북 콘서트’ 논란 때도 “조국통일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우리 공화국과 결부시켜 가혹하게 탄압하는 종북 소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북한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고 이해하려는 주장과 사람이 모두 종북의 틀 안에 갇혀 버렸다”면서 “남북관계는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는데, 이런 상황이 고착화되면 서로 마주앉을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종북뿐 아니라 종미, 친북, 친미 모두 이념적 잣대로 정치적 태도를 규정하는 용어”라며 “대북 관계에선 국민의 결집이 중요한데 이런 말은 오히려 분열을 불러일으키므로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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