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세월호 유족과 함께”… NCCK 내달 팽목항서 성금요일 예배·세족식

입력 2015-03-17 02:19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고난주간 성금요일 예배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 및 유가족들과 함께 드린다고 16일 밝혔다.

NCCK는 다음달 2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고난주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2일 오후 2시 진도군 임회면 석교삼거리에서 팽목항까지 약 10㎞의 순례 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침묵으로 세월호 가족들의 탄식이 묻어 있는 땅을 걸으며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겠다는 뜻이다.

이어 오후 5시에는 세월호 가족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 목요일 예식’이 진행된다. 예수님이 무릎을 꿇고 발을 씻겨주는 것으로 제자들을 사랑하셨던 것처럼 한국교회가 세월호 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3일 오전 9시30분에는 두 곳에서 동시에 성금요일 예식이 열린다. 세월호 가족 등 몇몇은 NCCK가 빌린 바지선 한 척에 올라 세월호가 침몰한 바다 위에서 예배를 드린다. 배에 타지 못하는 이들은 팽목항에서 예배를 올리게 된다.

NCCK 관계자는 “올해 부활절은 부활의 사회적 의미에 집중해 화려한 예배당보다 힘들고 지친 이웃들과 함께하며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길을 택했다”며 이번 예배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해 아이들이 바닷속으로 빠져들던 날 죽음의 힘을 몸으로 느꼈다”며 “고난주간에 이 시대 고난의 땅인 팽목항에서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이 부활이라는 온전한 희망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많은 성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CCK는 오는 24일까지 고난주간 성금요일 예배에 함께할 참가자를 모집한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