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횡단’ ‘위대한 미얀마’ ‘명견만리’… TV 교양프로, 새로운 포맷·소재로 무장

입력 2015-03-18 02:33
SBS ‘인생횡단’
KBS ‘글로벌 정보쇼 세계인’
KBS ‘다큐콘서트 명견만리’
TV 교양과 다큐멘터리 시장이 저조한 시청률 등을 이유로 점차 축소되고 있는 현실에서 새로운 포맷과 소재를 무기로 단장한 ‘명품’ 교양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고 있다.

SBS가 지난 8일부터 22일까지 일요일 밤 11시15분에 3부작으로 방송 중인 SBS 스페셜 ‘인생횡단’은 티베트 불교에 등장하는 지상낙원 ‘베율’을 찾기 위해 히말라야로 떠나는 산악인 박정헌 등 네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은 익스트림 스포츠인 카약, 산악 스키, 산악자전거,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해 6개월간 파키스탄부터 인도 도시 ‘시킴’까지 총 6600km을 탐험한다. 특히 작품은 히말라야 산맥을 세계 최초로 UHD(Ultra HD·HD보다 4배 이상의 고화질)로 전 분량을 촬영해 압도적인 영상미를 선사한다. 히말라야 산맥 위 하늘에 빼곡히 들어찬 별,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촬영한 지상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다음달 방송 예정인 EBS 3D 다큐 ‘위대한 미얀마’(방송 시간 미정)도 세계 최초로 고대 미얀마의 건축예술과 문명의 베일을 밝혀낸 수작이어서 방영 전부터 입소문이 났다. 미얀마 민영방송사 MRTV4와 공동 제작했는데 제작 완료 전 북미지역 판권을 미국 다큐채널 스미소니언에 사상 최고가로 판매했다.

스튜디오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KBS1는 지난 14일부터 기존 토요일 밤 11시30분에 방영됐던 국제 정보 프로그램 ‘세계는 지금’을 ‘글로벌 정보쇼 세계인’으로 새롭게 변신시켰다. 교수와 언론인 등 패널이 등장해 한 주간 세계 이슈를 훑고 대화를 나눈다. 이와 함께 직접 현장에서 취재한 내용도 방영된다. 첫 방송에는 제네바 모터쇼와 터키와 시리아 국경에서 직접 촬영한 ‘이슬람 국가(IS)’가 전파를 탔다.

지난 12일 처음 방송된 같은 방송사의 ‘다큐콘서트 명견만리’(목요일 밤 10시 방송)는 정해진 이슈에 대해 강연자가 제작진과 같이 직접 취재한 뒤 관객들 앞에서 발표하는 새로운 콘셉트다. 제작진은 강의를 뜻하는 렉처(Lecture)와 다큐멘터리(Documentary)를 합쳐 ‘렉처멘터리’라는 신조어로 이 프로그램을 표현했다. 1∼2회에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국의 젊은세대-주링허우’를 3개월간 취재한 다음 내용을 전했다. 3회에는 가수 서태지가 ‘공유의 시대’라는 주제로 강의한다.

정현모 KBS PD는 “일방적인 다큐멘터리 방식보다 수용자가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소재, 받아들이기 쉬운 내용 등 ‘공감의 코드’가 제작진의 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며 “다큐가 가진 일방성의 한계 속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