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아펜젤러·스크랜턴 선교 130주년 심포지엄 “선교 열정·한국 사랑 감리교단 주춧돌”

입력 2015-03-17 02:12
김칠성 목원대 교수가 16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학술 심포지엄에서 아펜젤러 선교사가 남긴 업적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미국 감리교 선교사인 헨리 아펜젤러(1858∼1902)와 메리 스크랜턴(1832∼1909)의 한국 선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16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에서는 한국교회가 이들 선교사의 활동을 되새기며 올해를 쇄신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심포지엄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한국 감리교회 개척선교사의 영향과 교훈’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행사였다. 김칠성 목원대 교수는 ‘한국 감리교회의 주춧돌을 놓은 아펜젤러 선교사’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아펜젤러는 구령(救靈)의 열정을 가진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조선 선교에 나선 미국 선교사들 사이에 선교 전략을 놓고 적잖은 갈등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 뒤 “아펜젤러는 이들에게 유능한 지도자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선교사들 사이의 갈등이 생기면) 그들을 달래면서 결국 당사자들 스스로 갈등을 풀어가도록 지도력을 발휘했다”면서 “아펜젤러는 선교사를 포함한 많은 외국인들의 정신적 지주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펜젤러는 한국인들을 배려하며 죽는 날까지 사랑한 착한 사람”이라며 “아펜젤러의 뜨거운 영성, 따뜻한 사회성, 냉철한 시대정신이 한국감리교회에 되살아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희정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그녀를 기억하며: 감리교의 오래된 미래’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교육과 여성선교에 주력한 스크랜턴의 삶을 재조명했다. 하 교수는 “스크랜턴은 53세에 처음 한국 땅을 밟았지만 그가 일군 성과는 쉰을 넘긴 여인이 시작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폭넓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스크랜턴과 동료들의 희생과 열정에 감동하며 그 열매에 탄복했지만 그동안 이들의 삶에서 어떤 역사적 교훈도 진지하게 읽어내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심포지엄에서는 미국 감리교 선교사 로버트 매클레이(1824∼1907)의 선교 활동도 다뤄졌다. 매클레이는 아펜젤러와 스크랜턴보다 1년 앞선 1884년 입국해 한국 기독교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이덕주 감신대 교수는 ‘매클레이의 선교사역’이란 제목의 발제에서 “매클레이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지역 복음화에 매진한 인물”이라며 “특히 그는 한국 선교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개척자였다”고 평가했다.

심포지엄에는 기감 관계자와 감리교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진행은 조경열(아현교회) 목사가 맡았다. 기감은 다음달 6일 같은 장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과 선교의 미래적 방향’을 주제로 2차 학술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