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서 복음이 꽃피고 있다?’ 새벽에는 사순절 기도문을 나누고, 아침에는 경건의 시간(Quiet Time, QT)을 갖고, 오전에는 성경 5장을 통독한다. 모두 스마트폰에서 이뤄진다. 크리스천 사이에 카카오톡 등 모바일메신저를 이용한 말씀과 기도 나눔이 활발하다. 스마트폰 속 기도방 큐티방 통독방이다. 매일 ‘생명의 말씀’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교제 하는 것이다.
사순절 기도방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원 김연우(47·가명)씨. 김씨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교회에 다닌 친구 6명과 다음달 5일 부활절까지 기도문을 나누기로 했다. 17일 나눈 말씀은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30)’. 이어 기도를 안내한다.
‘이 말씀은 우리가 수레를 끌며 사는 동안 쉬면서 다시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이 주는 은혜입니다. … 최근 무겁다고 느낀 적이 있었나요. 마음의 눈으로 그것을 그리스도에게 넘기고 여러분의 충전을 감사드리세요. 짐이 가벼워짐을 느끼세요.’ 그는 때때로 무거워지는 일상을 돌아봤다. 이 기도문은 ‘눈물과 할렐루야(Tears and Hallelujahs)’라는 책 속의 사순절 말씀과 기도 내용이다. “제가 영문으로 된 이 기도문을 2000년 사순절 기간 교회 친구들에게 매일 번역해서 나눠줬어요. 처음 번역한 날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어요. 친구들이 ‘넌 할 수 있다’고 격려해줘서 다음날부터 ‘미션 파서블(Mission Possible)’로 올린 기억이 나요. 10여 년 지나 친구들과 다시 이 기도문을 카톡으로 나누는 게 신비롭네요.” 기도방을 운영하고 싶다면 나눌 기도문집을 스마트폰으로 사진 촬영해 카카오톡 등 단체방에서 공유하면 된다.
나만의 큐티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이 있다. ‘오늘의 QT’는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인기 앱으로 선정됐다. 매일 성구 한 구절이 소개된다. 2013년 말부터 사용하는 크리스틴김씨는 “혼자서 큐티를 하기가 참 좋다. 매일 눈 뜨자마자 어플을 열어 큐티를 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김광중씨는 “전도할 때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 가족학교 전문강사 김철(38)씨의 일과는 매일 큐티한 내용을 교회 셀(Cell) 가족 10명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셀은 격월로 발행되는 한 큐티책을 나눈다. 김씨는 그날 묵상할 내용에 해당하는 2페이지를 스캔한다. 스캔한 그림파일을 큐티방에 매일 띄우고 있다. 13일 큐티 제목은 ‘하나님이 세운 결혼(마 10:1∼12)’.
예수가 아내를 버리는 것이 옳으냐고 묻는 바리새인들에게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그 둘이 한 몸이 될 지니라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라고 답하는 부분이다. 셀 리더 유정민(42) 집사는 “오늘 본문은 부부의 멀어짐이 마음이 완악함으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합니다. 세속적 가치관이 더 편하고 좋다는 마음 밭에서 불화의 싹이 자라는 것 같아요. 우리 셀을 통해 많은 부부들이 하나님을 알게 되고 연합의 기쁨을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묵상 내용을 나눈다. 이들은 큐티방에서 큐티뿐만 아니라 기도제목, 소소한 일상을 나눈다. 한 셀원은 “출근 시간 지하철 안에서 큐티를 한다. 내가 항상 하나님과 함께 하고 이 신앙공동체에 속해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단체 대화방을 성경 통독방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베델교회는 올해 초 ‘90일 통독 학교’를 운영하면서, 통독방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우선 매주 한 사람이 일주일 분량을 미리 강의한다. 매일 새벽 그날 말씀을 목사가 설교한다. 설교를 못 듣는 이들을 위해서는 전체 대화방에 내용을 요약해 올려준다. 나이별로 6∼7명식 소그룹 카톡방에서 짧게 묵상을 나눈다. 한 참가자는 “연초가 되면 수도 없이 ‘올해는 성경통독을 하리라’ 다짐했다. 이번엔 여러 사람이 매일 카톡방에서 말씀을 나누다보니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도 붙들리게 된다”고 소개했다.
강남교회도 청년을 위한 단체 대화방으로 말씀통독방을 만들어 운영한다. 평일 매일 5장씩 성경을 읽고 인상적인 구절을 올리는 방식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스마트폰에 복음의 꽃이 피었습니다
입력 2015-03-18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