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팔뚝 도려내는 고통스런 개혁할 것”… 中 ‘양회’ 폐막 안팎

입력 2015-03-16 02:27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 참석했다가 자리를 뜨고 있다. AP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7% 경제성장도 쉬운 것은 아니다”면서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중국 경제가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부 부문의 개혁을 통한 시장의 활성화가 돌파구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강도 높은 반(反)부패 작업과 민생과 직결된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예고했다.

◇팔을 잘라내는 고통의 개혁을 하겠다=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기관의 권한을 간소화하고 하부 기관에 이양하는 작업을 포함한 개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톱을 깎는 수준이 아닌 팔뚝을 도려내는 정도의 개혁이며, 고통스럽더라도 칼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또 “인터넷 플러스로 중국 경제가 다시 비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플러스 행동계획은 모바일·클라우드서비스·빅데이터·사물인터넷을 제조업과 결합해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금융 등을 발전시켜 국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서는 “중국의 1월 총물가 수준은 플러스 성장을 보였고 2월의 상승폭도 1월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디플레이션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부패와 환경오염에 결연한 태도 유지=리 총리는 반부패 문제와 관련해 “부패에는 반드시 반대하고 부패가 있으면 반드시 처벌한다”는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부패의 토양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법 앞에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원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5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에게 ‘개구리론’을 인용해 사소한 부정·부패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고 관영 인민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몇 번의 식사, 몇 잔의 술, 몇 장의 카드(기프트 카드)가 ‘온수주청와(溫水煮靑蛙)’를 만든다”며 “부지불식간에 한 번의 실수가 평생의 한이 된다”고 덧붙였다. 온수주청와는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는 물속에 있는 개구리는 결국 뜨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죽게 된다는 뜻으로, 작은 변화 혹은 잠재적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면 큰 재난을 당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리 총리는 환경 문제와 관련해선 “불법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모든 자들은 어떤 업종이든 관계없이 정의의 심판대에 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의 양대 석유기업인 시노펙(중국석유화학공사)과 페트로차이나가 중국의 환경정책 도입을 방해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중국은 환경오염에 따른 대가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크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모종의 저항이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양회 폐막, 시진핑의 ‘4개 전면’ 공식화=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전인대 폐막과 함께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양회 기간 가장 큰 특징은 시진핑 주석이 정치 이념으로 내세운 ‘4개 전면(全面)’이 공식화됐다는 점이다. 4개 전면은 ‘전면적 개혁 심화’ ‘전면적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통치)’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 사회 건설’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엄정하게 당을 다스림)’을 의미한다. 리 총리가 지난 5일 발표한 정부 업무보고에서 실수로 빠졌던 ‘전면적 종엄치당’은 4개 전면에 공식 삽입돼 최종 확정됐다.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폐막사에서 “4대 전면의 전략적 배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산당 중앙의 지도이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깃발을 높이 들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의 꿈 실현을 위해 함께 분투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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