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임신 前 계획부터 세우세요… 산부인과 의사의 출산·태교 가이드 ‘해피 버스 플랜’

입력 2015-03-17 02:35

임신과 출산은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모의 계획임신 비율은 약 50%에 불과하다는 보고가 있다. 절반은 계획 없이 무방비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태아기형은 임신 초기 5∼10주 사이에 발생한다. 계획 없는 임신은 이런 태아기형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임신이 됐는지 모르고 임신초기 술과 약물에 노출되거나 방사선 검사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결혼을 앞둔 커플들과 아기 갖기를 바라는 여성들을 위한 책 ‘해피 버스 플랜’(동아일보사)을 펴낸 동탄제일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원장은 “웨딩플랜보다 더 중요한 것이 태아의 100년 건강을 위한 베이비플랜”이라며 “결혼식 날짜를 잡으면 먼저 산부인과부터 방문해 의사와 임신 전 몸만들기 문제를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혼을 앞둔 여성이라면 늘 임신에 대비해야 한다. 무방비 상태 임신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임신 전 적절한 상담과 처치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랑 역시 건강한 정자 생산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예비 신랑과 신부의 필수검사 항목으로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매독 혈청검사 등이 있다. 신장이나 심장기능이 약할 때,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당뇨를 앓고 있을 때, 피임을 오래했거나 기형아 출산 경험이 있는 경우, 가족 가운데 유전성 질환이 있는 경우엔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예비신랑 측은 발기능력 등 남성 성기능에 대한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35세 이상 고령임신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경우 역시 예비부부가 함께 의사를 만나 고령 임신에 따른 위험을 낮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 체중관리도 중요하다. 비만 여성은 임신 합병증을 겪을 위험이 크다. 태아의 안전을 위해 남편과 함께 유전상담을 받는 것도 필수다.

결혼과 동시에 임신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하던 피임법도 조절해야 한다. 혼전에 피임을 하다가 결혼 후 바로 아이를 가지면 태아에게 해롭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구피임약은 임신 시도 2∼3개월 전에 끊어야 한다. 자궁 내 피임장치는 임신 시도 3∼4개월 전, 프로게스테론 단일 성분 피임주사제는 임신 시도 6∼10개월 전에 중단해야 한다.

튼튼한 아기를 낳기 위한 태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한마디로 태교는 부부가 아기를 갖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고쳐야 할 생활습관이나 식습관부터 꼼꼼히 체크해 서서히 바꿔나가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초음파 영상을 통해 태아를 살펴보면 엄마의 행동은 물론 마음의 변화, 스트레스까지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교는 또한 두 가지 이상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태교만을 고집하는 것은 편식을 하는 것과 같다. 운동태교와 음식태교, 음악태교와 영어태교 등 두 가지 이상을 선택해 태아에게 다양한 학습 효과를 주는 것이 좋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