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을 방치하면 잠을 제대로 못 이뤄 급(急) 노화를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면무호흡은 잠을 자는 동안 자주 깨는 ‘분절수면’과 같이 숙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고려대안산병원은 수면장애센터 신철(사진) 교수와 인간유전체연구소 권유미 박사 연구팀이 수면무호흡 증상이 심할수록 염색체의 양끝 말단부분(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진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신 교수팀은 국내 45∼72세 381명을 대상으로 혈액에서 추출한 염색체의 텔로미어 길이와 수면 중 호흡 및 심장박동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텔로미어는 ‘인체 내 노화시계’로 불린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유전적 영향 외에 활성산소나 염증 반응에 의해 줄어든다. 이렇게 짧아진 텔로미어는 노화는 물론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발병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결과 수면무호흡이 1시간에 15회 이상 나타나는 중증도 수면무호흡이 동반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정상 수면을 하는 일반인의 경우에 비해 절반 정도도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분절 수면이 많아 수면이 불안정해지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텔로미어의 길이도 짧아지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신 교수는 “수면무호흡이 있을 때 체내에 생기는 유해산소가 염증 반응을 통해 텔로미어의 길이를 단축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면무호흡 문제가 한 달 이상 지속될 때는 수면장애를 의심해 즉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수면무호흡 관련 국제 학술지 ‘슬립 앤드 브리씽(Sleep and Breath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고려대안산병원 신철 교수팀, 수면무호흡 노화 앞당긴다
입력 2015-03-17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