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안산병원 신철 교수팀, 수면무호흡 노화 앞당긴다

입력 2015-03-17 02:35

수면무호흡을 방치하면 잠을 제대로 못 이뤄 급(急) 노화를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면무호흡은 잠을 자는 동안 자주 깨는 ‘분절수면’과 같이 숙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고려대안산병원은 수면장애센터 신철(사진) 교수와 인간유전체연구소 권유미 박사 연구팀이 수면무호흡 증상이 심할수록 염색체의 양끝 말단부분(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진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신 교수팀은 국내 45∼72세 381명을 대상으로 혈액에서 추출한 염색체의 텔로미어 길이와 수면 중 호흡 및 심장박동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텔로미어는 ‘인체 내 노화시계’로 불린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유전적 영향 외에 활성산소나 염증 반응에 의해 줄어든다. 이렇게 짧아진 텔로미어는 노화는 물론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발병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결과 수면무호흡이 1시간에 15회 이상 나타나는 중증도 수면무호흡이 동반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정상 수면을 하는 일반인의 경우에 비해 절반 정도도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분절 수면이 많아 수면이 불안정해지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텔로미어의 길이도 짧아지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신 교수는 “수면무호흡이 있을 때 체내에 생기는 유해산소가 염증 반응을 통해 텔로미어의 길이를 단축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면무호흡 문제가 한 달 이상 지속될 때는 수면장애를 의심해 즉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수면무호흡 관련 국제 학술지 ‘슬립 앤드 브리씽(Sleep and Breath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