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개통되는 호남고속철도(KTX)의 운행 요금과 속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호남선의 구간별 요금이 경부선보다 비싸고, 운행시간도 당초 정부 발표와는 달리 빨라진 노선이 극소수에 불과해 승객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호남KTX의 열차 예매가 지난 13일 시작된 가운데 서울 용산∼광주 송정 구간(304㎞)은 4만6800원으로 정해졌다. 1㎞당 요금은 154원이다. 용산∼전북 익산 요금은 3만2000원으로, 1㎞당 152원 꼴이다.
이는 경부KTX 서울∼부산 구간(424㎞. 5만8800원)의 1㎞당 139원보다 10%가 비싼 요금이다. 용산∼광주 송정과 거리가 비슷한 서울∼대구 동대구(293㎞. 4만2500원)의 경우 1㎞당 145원에 불과하다. 용산∼광주 송정 구간은 서울∼동대구에 비해 거리가 11㎞, 운행시간은 10여분 더 길 뿐이지만 승객들은 4300원을 더 내야 한다.
정부는 2005년 KTX 분기역이 충남 오송으로 변경되면서 늘어나게 된 19㎞ 구간에 대해선 운행요금을 빼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호남고속철이 일반 철로를 이용하는 경부선과는 달리 새로 설치된 고속선로를 더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이를 요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용산∼광주 송정은 고속선로 활용률이 92%, 서울∼동대구는 76%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속철’ 이름에 맞지 않는 운행시간도 빈축을 사고 있다.
당초 국토교통부가 밝힌 용산∼익산 구간 소요시간은 66분이었지만 이 시간에 맞는 열차편은 상행선 1편 밖에 없다. 나머지 72편이 모두 애초 시간을 넘긴 가운데 80분을 초과하는 열차도 26편이나 된다.
용산∼광주 송정 구간도 당초 발표된 93분에 도착하는 열차는 하루 48편 가운데 1편뿐이다. 대부분 열차는 주요 역을 정차하며 운행해 107분으로 예상되며, 일부는 모든 역을 정차해 127분까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호남지역 정치권과 지자체들은 “지역 차별과 더불어 불합리한 운행”이라며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광수 전북도의회 의장은 “선로 차이로 요금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KTX는 국가사업인 만큼 요금인상 요인이 생겼다면 고속철도 전 구간이 나눠서 부담하는 게 맞다”며 “요금 체계와 운행 시간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전남·전북 3개 시·도당 위원장(박혜자·황주홍·유성엽)도 공동 성명을 냈다. 이들은 “철도 건설비용을 이용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2005년 건설교통부장관이 ‘오송역이 천안역보다 거리와 시간이 늘어나지만 늘어난 요금은 추가 부담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조치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켜라”고 요구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비싸고 느리고… 호남고속철 벌써 ‘불만鐵’
입력 2015-03-16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