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遷都 추진… 서울 크기 새 행정수도 건설

입력 2015-03-16 02:35
이집트 정부가 인구 과밀과 상습적인 교통 정체로 악명 높은 수도 카이로를 대체할 새 행정수도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스타파 카멜 마드불리 이집트 주택장관은 전날 동북부 시나이반도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이집트경제개발회의 개회식에서 카이로 동부에 최대 7년간 450억 달러(약 50조8000억원)를 들여 서울시 면적(605㎢)보다 조금 더 넓은 700㎢ 규모의 행정수도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사실상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 출신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큰 정부 프로젝트다.

이집트 정부 발표에 따르면 행정수도에는 대통령궁과 정부부처, 외국 대사관이 입주하는 것은 물론 대학과 산업단지도 유치해 모두 700만명의 주민이 살게 된다. 미국 디즈니랜드보다 4배가량 큰 테마파크를 짓겠다는 구상안도 포함돼 있다. 이집트 당국은 행정수도 건설 1단계로 우선 카이로 동부 외곽 지역을 추가로 105㎢ 넓히기로 했다. 행정수도와 카이로를 잇는 도로망은 이미 건설 중이며 이 도로를 따라 수에즈 운하까지도 연결된다.

인구가 1800만명에 달해 교통 체증과 오염이 심각한 카이로는 40년 뒤 인구가 두 배로 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었다. 이집트 정부는 이날 외국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수에즈 운하 폭을 넓히고, 새로운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이집트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2011년 이후 정국불안으로 이집트를 떠난 투자가들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