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성형외과 일부 ‘열악한 수술실’… 수술·준비실 함께 사용하거나 롤 스크린으로 공간 나눠 써

입력 2015-03-16 02:41
‘성형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의 일부 성형외과 수술실 여건이 열악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강남 일대 성형외과에서 의료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강남구 보건소는 지난해 11∼12월 관내 120개 성형외과 병·의원을 지도·점검한 결과 수술실 여건과 위생 상태가 큰 격차를 보였다고 15일 밝혔다. 강남구에는 성형외과만 360개가 밀집해 있다.

일부 규모가 작은 성형외과는 공간이 부족해 수술실과 준비실을 함께 사용하거나 롤 스크린으로 구분해 쓰고 있었다. 수술실 안에 소독기구와 장비 등을 함께 보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의료폐기물 용기를 환자용 수술 베드와 가깝게 배치해 감염 우려가 있는 병·의원도 확인됐다. 수술실에 온도유지 장치가 있었지만 관리자가 적정온도(18∼24도)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적정 습도(30∼60%)도 제대로 유지되지 않고 있었다.

자외선 소독을 하는 병원은 2.5%(3곳)에 불과했다. 에어샤워 시설을 갖춘 곳은 1.6%(2곳)에 그쳤다.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자동심장충격기는 43.3%(52곳)만 보유하고 있었다. 응급키트와 호흡장치 보유율도 각각 50.0%(60곳)와 74.1%(89곳)에 머물렀다.

서명옥 강남구 보건소장은 “이런 실태를 개선하려면 감염관리 기준 등을 명시한 수술실 규정이 의료법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