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로 인해 주체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강달러로 가장 큰 ‘피해자’ 그룹은 유가와 금을 비롯한 상품 수출 국가들과 유럽에 수출을 많이 하는 신흥 개발도상국, 해외에 수출을 많이 하는 미국 기업들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유가는 그동안 폭락해 40달러대까지 주저앉았고, 향후 20달러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은 지난 10일 연중 최저치인 온스당 1159달러에 마감됐다.
유럽에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의 경우 유로화 가치 급락으로 수출 마진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럽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타격이 예상된다.
아울러 지나친 강달러는 미국 수출기업에도 서서히 악재가 되고 있다. 실제로 IBM이나 코카콜라, 구글, 할리데이비슨처럼 외국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강달러로 인해 현지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해외부문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유로존 19개 회원국 기업들은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강달러는 또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기업들에도 수출단가 인하 효과로 호재가 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강달러로 인해 선호하는 여행지도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가별 호텔 숙박비는 올해 들어 유럽이 평균 9% 하락했다. 특히 러시아는 45%나 떨어졌고 우크라이나도 38% 하락했다. 또 스웨덴(-19%) 노르웨이(-17%) 루마니아(-16%) 폴란드(-15%) 불가리아(-14%) 프랑스(-13%) 등도 하락폭이 컸다. 숙박비뿐 아니라 식사비나 쇼핑 등 여행경비 일체가 다 싸진 것을 감안하면 올 여름 유럽에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강달러로 인해 특히 유럽의 명품 업체들이 한껏 고무돼 있다. 이탈리아 의류업체 페라가모의 최고경영자 미셸 노르사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매출 확대뿐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신장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화 약세가 두드러진 일본 역시 한국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손병호 기자
[월드 이슈] 신흥 개도국, 유럽 수출 땐 울고… 유럽 기업들, 對美 수출 땐 웃고
입력 2015-03-17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