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F 머레이 美국가조찬기도회 아시아위원장 “30여년 한국 위해 기도… 한·미 신앙 혈맹”

입력 2015-03-16 02:33
글렌 머레이 미국국가조찬기도회 아시아위원장(가운데)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세계한인교류협력 대상'을 수상한 뒤 김영진 전 농림부 장관(왼쪽)과 아내인 메리 로트 여사(오른쪽)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아내와 나는 한국사람을 아주 좋아합니다. 우리가 원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을 주셨답니다. 남은 생애도 한국을 향한 하나님의 선한 뜻이 이뤄지기를 기도하면서 여러분과 계속 동역하겠습니다.”

올해 팔순을 맞은 글렌 F 머레이 미국국가조찬기도회 아시아위원장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한국을 향한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머레이 위원장을 위한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의회선교연합 등 한국교계평신도5단체협의회(한평협)와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상임대표 김영진 장로)가 한·미 우호와 양국 간 선교 협력에 힘써온 그의 헌신과 공로를 기려 ‘세계한인교류협력대상’과 감사패를 수여한 것이다.

머레이 위원장과 한국의 첫 만남은 그가 미국국가조찬기도회에서 사역하던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동 지역을 담당하던 그는 한국에서 열리는 국가조찬기도회에 파송됐다. 신군부체제였던 당시 한국의 국회의원들로부터 한반도가 처한 현실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한 국회의원과 함께 서울 성북구에 있는 북악스카이웨이의 팔각정에 올랐다가 자신도 모르게 기도가 터져나왔다.

“이 나라의 미래에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성취되기를 소망합니다. 두 개의 코리아가 하나가 되길 원합니다.” 이 기도는 35년 가까이 60차례 넘게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 그는 한·미 양국 의회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국가조찬기도회 조직과 인적 자원을 연결하고 네트워크를 다지면서 의회선교 협력 활동에 힘을 쏟았다.

시상식에 함께한 머레이 위원장의 아내와 두 딸은 남편과 아버지를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그의 신앙 동지들도 진심 어린 축하인사를 건넸다. 이날 행사는 특히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이후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한·미 교계의 공식 모임이라는 점에서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머레이 위원장의 30년 지기인 김영진 전 농림부 장관은 “오늘 이 모임을 통해 한국과 미국 사이의 신앙 유대와 동맹이 강화되기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일기독의원연맹 지도목사인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는 “하나님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맺은 관계인 것처럼 한국과 미국 또한 혈맹관계”라며 “더욱 굳건한 관계로 설 수 있도록 머레이 위원장의 역할을 계속 기대한다”고 말했다. 머레이 위원장은 환한 웃음과 특유의 포옹 제스처로 고마움을 나타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