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가장 억울한 사람

입력 2015-03-16 02:35

이 세상에서 억울한 사람이 신앙적으로 보면 여럿 있다. 예수 믿으라는 초대에 응하지 않는 사람이다. 예수께서 몸소 맛보게 해주신 하나님 나라, 그분이 살아왔던 길과 진리, 생명, 자유와 정의, 은혜와 평화를 갖가지 이유를 대면서 걷어차 버렸으니, 그 좋은 예수 믿지 않고 살았으니, 허송세월 따로 없다. 크게 통탄하고 애통할 일이다.

다음으로 교회는 열심히 다녔으나 하나님이 모르는 이들이다. 그 좋다는 돈을 아낌없이 헌금하고, 바쁜 중에 예배하고, 열 일 제쳐놓고 봉사하고, 맛난 것 참으며 금식하고, 온 맘으로 노래하고, 밤새도록 목청껏 기도했는데, 모른다 하시면 억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이 자기의 존재 증명이었을 뿐, 하나님을 증언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목사 노릇했는데 하나님이 내친 이들이다. 가족 반대 무릅쓰고 목사 되고, 가족 고생시키며 목사하고, 교인들을 일일이 돌보느라 온갖 스트레스 다 받으면서도 설교면 설교, 사역이면 사역, 어느 하나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상은커녕 천국 문턱도 넘지 못했다. 가슴 칠 일이다. 목회가 밥벌이 수단이었던 것이다. 셋 중 누가 제일 억울할까. 나는 셋 중 하나가 아닐까.

김기현 목사(로고스서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