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③ 전남 광양대광교회 “요람에서 무덤까지 돌보는 교회”

입력 2015-03-16 02:06 수정 2015-03-16 09:14
12일 전남 광양대광교회에서 진행된 ‘임산부 학교’의 참석자들이 ‘냅킨아트’ 만들기 작업을 하고 있다.

전남 광양대광교회(신정 목사)는 십자가를 빼면 종합복지센터나 다름없다. 지역사회와 단단히 결합된 다양한 사회복지 사역인 ‘임산부 학교’ ‘엄마랑 아기학교’ ‘어린이집’ ‘요양원’ 등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및 교계에서 “광양대광교회에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삶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이 교회의 영·유아 사역은 한국교회에서 드물게 10여년 넘게 꾸준히 진행되어 온 전문 사역 모델로 꼽힌다. 1년에 봄과 가을에 12주 과정으로 각각 사회복지 사역들을 진행하며 연령대별로 20~35명을 모집한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사역 활발=광양대광교회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임산부 학교’다. ‘임산부 학교’는 임신에 따른 우울증 및 임신성 질환을 예방하고 임신부들의 영양관리와 다양한 교육을 통해 건강한 출산을 유도한다. ‘아장아장 학교’는 13∼19개월의 아기가 엄마(양육자)와 스킨십 및 활동, 또래와의 놀이 등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고 사회성 발달과 성장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엄마랑 아기학교’는 유아(20∼36개월)와 엄마(보호자)가 함께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며 출생 후 12개월 전까지 영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엄마품에’, 만 2∼4세를 대상으로 신앙·창의교육의 장을 마련한 ‘대광 어린이집’, 어려운 가정의 아동들을 돌보는 ‘꿈샘지역아동센터’ 등이 있다.

◇봉사자들의 헌신·네트워크 형성이 인기 비결=봉사자들의 사랑과 헌신이 참석자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신정 목사는 평소 봉사자들에게 “강도 만난 사람들을 섬기는 것처럼 해 달라”고 당부한다. 각 프로그램은 음악 요리 체조 영어 미술 부모교육 등 전문적인 분야에 재능을 가진 봉사자들이 맡는다. 이들은 대부분 5∼10년 장기간 자발적으로 봉사하고 있다. 정기적인 워크숍과 세미나 등을 진행하며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전문가들을 초청한 특강 프로그램을 도입해 수강자들의 만족도를 높인다.

‘임산부 학교’ 총무 서승희 권사는 14년 전 이 학교 수강생이었다. 그는 이곳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였으며 자신이 받은 은혜를 나누기 위해 10년째 봉사하고 있다. 서 권사는 “2001년 봄학기 수업을 들었는데 봉사자들로부터 친정엄마가 챙겨주는 느낌을 받았다”며 “누군가가 나에게 축복기도를 해주는 것이 좋았고 결국 주님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광양대광교회 최찬호 행정목사는 “‘임산부 학교’의 장점은 평신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라면서 “교역자가 운영하다가 다른 교회로 이동하면 누수가 생길 수 있는 데 평신도가 일관성을 갖고 프로그램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에 동참하며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광양 지역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영향으로 다른 지역에서 온 외부인들이 많은데 이곳에서 새롭게 관계형성을 하며 외로움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각 프로그램의 학부모 기수 모임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엄마랑 아기학교’ 주임 김수진 권사는 “2000년 당시 아기들이 어릴 때 이 교회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아기 엄마들끼리 모이면 통하는 게 많았다”며 “이곳에서 만난 엄마들과 10년 넘도록 모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대광교회 김희영 복지 사무국장은 “프로그램이 끝나도 관계가 지속되도록 후속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면서 “참여자들은 이런 점 때문에 매력을 느껴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교회는 엄마와 아기들이 자유롭게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공간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교회의 많은 프로그램은 광고를 하지 않아도 보통 공고한 지 3일 만에 접수가 완료되고 대기자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한 교인보다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자연스럽게 기독교를 접하고 교회에 등록한 교인들도 많다.

광양대광교회는 10년 넘게 양질의 교육을 저렴한 교육비로 제공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섬기는 교회로 자리매김했다.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신 목사는 “교인들이 다음세대를 세우는 사역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재정적으로) 힘들어도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봉사자들이 헌신하면서 생명의 귀중함을 느끼며 도리어 기쁨을 얻는다고 한다”며 “한국교회가 섬기는 마음으로 저출산 관련 사역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양=글·사진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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