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전자랜드… 예상 깨고 3연승으로 4강 선착

입력 2015-03-14 03:15
“1승만 올려도 대단할 것이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나온 전문가들의 분석은 냉혹했다. 정규리그 6위라는 가장 낮은 순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인천 전자랜드를 두고 한 말이었다. 그러나 투지는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뛰어넘는 기적을 연출했다.

전자랜드는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1대 88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전자랜드는 역대 프로농구에서 6위 팀이 3위를 누르고 4강에 오른 네 번째 팀이 됐다. 6위 팀이 3연승으로 4강에 간 건 전자랜드가 처음이다.

기록만 보자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상대는 정규리그 3위인 SK였다. 코트니 심스를 비롯해 김민수, 박상오, 최부경 등 높이와 힘을 갖춘 선수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 내내 높이에서 밀렸다. 이날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32-45로 크게 뒤졌다.

전자랜드의 ‘키 플레이어’는 선수 전원이었다. 선수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상대팀 문경은 감독도 “구단마다 단점이 있는데 전자랜드는 많은 활동량으로 높이의 열세를 서로 보완해갔다”고 평가했다.

차바위는 이날 경기에서 위기 때마다 5개의 3점 슛을 꽂아 넣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3쿼터는 이현호의 무대였다. 전반까지 전자랜드는 SK 심스에 밀려 골밑슛은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3쿼터 시작과 함께 이현호는 골밑에서 2점 슛 3개를 몰아넣으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리카르도 포웰은 주장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린 선수들이 허둥대면 노련하게 완급을 조절했고 슛 찬스가 나는 선수들에게 볼을 배급했다. 3쿼터 이현호의 골밑슛도 포웰의 손에서 시작됐다. 연장전 극적인 역전을 연출한 정영삼의 3점슛도 포웰의 패스에서 비롯됐다. 이날 포웰은 연장전 8점을 포함해 27점, 9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전자랜드는 오는 19일부터 원주 동부와 5전3승제 4강 플레이오프에 들어간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