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교회에 미래가 없습니다. 다음세대를 세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교회 강단에서도 이 부분이 계속 외쳐져야 하고요”
지난 11일 전남 광양대광교회 당회장실에서 만난 신정(55) 목사는 저출산 문제와 맞물린 다음세대에 대한 신앙 전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광양대광교회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임산부 학교’를 한국의 모든 교회에서 도입했으면 좋겠다”면서 “임산부 학교의 15년 운영 노하우도 모두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대광교회는 영·유아 사역인 ‘임산부 학교’ ‘아장아장 학교’ ‘엄마랑 아기학교’와 ‘꿈샘지역아동센터’, ‘아로마 요양원’ 등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맞춤형 섬김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영·유아 사역은 해마다 30∼40개 교회들이 탐방해 배울 정도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 목사는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교회 사역의 시초 격인 ‘임산부 학교’도 역경으로 삶의 희망을 잃고 있던 한 임신부를 만나고부터 시작됐다.
신 목사는 1999년 봄 출산이 임박한 한 임신부의 가정을 심방했다. 그런데 임신부가 목사님 귀에 작은 목소리로 “저 죽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타지 생활로 아는 사람도 없던 데다 주변에 여가 및 문화시설도 부족해 그는 남편이 돌아오기만 기다리며 집에서 온종일 ‘감옥살이’ 같은 삶을 보냈다. 결국 심한 우울증에 빠진 채 삶의 의욕을 잃었다.
신 목사는 “새 생명을 위해 기뻐해야 할 임신부들의 힘겨운 처지를 처음 알게 됐고 그때부터 임신부 사역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임신부의 영양, 태교, 체조 등과 관련된 자료를 모으고 봉사가 가능한 전문가들을 섭외해 2000년 3월 12주 과정의 ‘임산부 학교’를 개강했다. 임신부들은 봉사자들의 헌신과 사랑으로 준비된 출산을 할 수 있었다. ‘엄마랑 아기학교’ 과정도 엄마와 아기가 마음껏 쉬고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사연을 접해 시작했고 현재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신 목사는 ‘물이 되고 향기 되어 사랑으로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라는 목회 철학을 바탕으로 20여년 가까이 광양 지역을 섬겼다. 97년 부임 초 100명이었던 교인 수는 현재 성인 1500명, 주일학교 1000명으로 늘었다. 특히 지방에서 주일학교의 이 같은 괄목할 만한 성장은 이례적이다. 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전도활동을 해본 적이 없다. 자연스럽게 지역사회를 섬기다 보니 교회의 담이 많이 허물어지지 않았나 싶다”면서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지역사회에 다가가 섬기면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산부 학교’ ‘엄마랑 아기학교’를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유아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나님의 귀한 일꾼을 어릴 때부터 키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며칠 전 ‘임산부 학교’ 입학식에서 ‘오늘 입학한 아이 중에 한국을 세우는 기둥과 같은 아이들이 나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다음세대야 말로 한국교회과 국가의 희망이니까요.”
김아영 기자
[‘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지역사회 섬기는 목회 전도 안해도 성도 급증”
입력 2015-03-16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