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임금 인상을 이끌어내 경기회복을 꾀하려던 ‘최경환호(號)’의 계획이 일단 불발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대한상의에서 경제 5단체장들과 만나 “가급적 적정 수준의 임금을 인상해 소비가 회복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해 온 최 부총리가 임금 인상 주체인 경제 5단체에 임금 인상을 직접 요구한 것이다. 최 부총리의 임금 인상 발언은 이번이 네 번째로 그만큼 임금 인상이 내수진작을 위한 킹핀(kingpin·핵심목표)인 셈이다.
그러나 재계는 임금 인상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 기업 경쟁력 약화 등을 내세우며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임금 인상과 가계소득 증대를 통해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정책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임금은 한번 올리면 잘 내려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크기 때문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간담회는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가까이 더 진행됐지만 진전된 결론은 얻어내지 못했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는 간담회 결과에 대해 “임금은 민간 자율로 결정하자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면서 “다만 동반성장 차원에서 (대기업이) 하도급업체를 배려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사가 결정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경제 5단체장과 간담회] 정부 “임금 올려라”-재계, 거부… 최경환號 내수 살리기 차질
입력 2015-03-14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