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금리 시대 자산운용 능력이 경쟁력… 금융권 “고객수익률 높여야 산다” 비상

입력 2015-03-14 02:37
기준금리가 1%대로 내려앉았다. 초저금리에 봉착한 금융고객들은 돈 안 되는 예·적금에서 펀드 등 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피차 일반인 금융권도 금융상품의 단순판매를 통한 이익 창출에서 벗어나 ‘고객수익률’ 관리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농협금융지주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회장이던 임종룡 회장은 “저금리 시대엔 자산운용 역량이 금융회사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80대 장모에게 농협에 자산관리를 맡기라고 했다가 “BIS비율과 수익률이 어떻게 되느냐”는 반문을 들었다는 사례까지 들며 수익률이 고객 확보의 경쟁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농협은 자산운용 능력 제고를 위해 한국 금융지주 중 최초로 투자전략을 총괄하는 최고투자책임자(CIO) 체제를 도입했다. 세계 10위 자산운용사 아문디와 제휴해 인력 및 기술 지원을 받고, 수익률 높은 글로벌 상품을 들여와 고객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은행 최초로 자산고객 종합수익률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맞춤형 투자전략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수익률을 영업점 및 직원 평가지표인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기로 했다. 더 이상 높은 대출이자로만 승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높은 고객수익률 보장이 필수가 되고 있다.

증권업계 역시 KPI를 고객수익률 중심으로 개편 중이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KPI에 고객수익률 관련 항목을 절반 수준까지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고객수익률이 프라이빗뱅커(PB)의 성과에 그대로 반영되고 각 상품 담당 부서들도 고객수익률로 KPI 관리를 받도록 해서 목숨 걸고 고객수익률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의 김원규 사장도 “고객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이를 위해 직원 평가에 고객수익률을 반영키로 했다고 말했다.

‘시너지’를 강조하며 은행과 증권 업무를 한번에 볼 수 있는 복합점포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지주 입장에선 지점을 설립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고객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고객은 PB센터에서 이뤄지는 것과 비슷한 종합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농협이 서울 광화문에 1호점 ‘NH금융플러스센터’를 연 데 이어 최근 IBK기업은행도 서울 한남동에 1호 복합점포인 ‘한남동 WM센터’를 열었다. 이달 안에 시화공단, 강남, 반포자이 등 3개를 더 늘릴 예정이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