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의 변화

입력 2015-03-16 02:36

주일 아침이었습니다. 교우 가운데 가정을 꾸린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가 저를 찾아와 자랑스러운 얼굴로 검은색 사진을 건넸습니다. 자신들의 아기 사진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에서는 아기의 형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임신 몇 주냐고 물었더니 10일째라고 합니다. 겨우 열흘인데 임신인 것을 알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자신들이 간절히 기도하던 일이라 금세 알 수 있었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아 세례 날짜를 잡아달라고 하더군요.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었지요. 성격이 급한 부부에게 저는 우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함께 드리자고 했습니다.

베델성서를 공부할 때면 첫 시간에 강사 목사님들이 말씀하는 게 있습니다. 그것은 히브리적 사고, 즉 성경적 사고에 관한 것입니다. 성경적 사고는 그리스도인의 사고입니다. 신앙의 눈입니다. 믿음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삶을 바꾸는 일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이 사고방식을 얻어야만 우리는 성경을 읽고 하나님의 뜻을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히브리적 사고는 참된 진리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미래의 사건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2세를 갖게 된 부부와 같습니다. 태중에 아기가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부부는 아기를 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아기를 위한 물품을 구입하고 이웃들과 가족들에게도 알립니다. 이미 부부가 꾸린 가족 안에 아기가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부부의 삶은 아기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신앙은 이와 같습니다. 하나님을 알게 되고 믿게 되고 우리의 전 존재를 그분께 드리는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 하나님 나라에서의 삶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보지 못합니다. 진리를 거부합니다. 그들은 신앙의 눈과 사고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주님을 믿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네가 그리스도냐.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라는 재판관들 질문에 예수님은 “지금은 너희가 믿지 아니할 것이나 인자는 고난을 받은 후 부활하여 하나님의 권능의 보좌 우편에 앉게 되리라. 나는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재판관들은 더 이상의 증거도 필요 없다는 듯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 사칭(詐稱)했다며 서둘러 재판을 마칩니다.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 예수님은 그저 법정에 체포되어 온 연약한 존재에 불과하였습니다. 그들에게는 신앙이 없었습니다. 진실과 미래를 볼 수 있는 시각이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부활절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입니다. 이 기간에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기다리면서 신앙의 성장과 회개를 통한 영적 훈련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 기간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고를 갖는 온전한 변화를 이루어내야 합니다. 사순절 기간을 통해 말씀을 발견하고 구원의 빛을 확인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이영호 새분당루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