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권 인사 보리스 넴초프의 죽음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힘을 얻고 있다. 넴초프의 딸도 푸틴 대통령이 아버지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넴초프의 딸 자나(사진)는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푸틴 대통령 반대세력 중 가장 유력한 인물이었다”면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 나는 조용히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나는 “독립적인 조사에 관심이 없는 러시아 당국은 사건 이후 내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아버지의 자료들이 보관된 아파트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고 전했다. 넴초프의 아파트에는 피살 원인의 하나로 추정되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관련 자료들이 보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의 또 다른 정적인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에게 충성하는 1000명의 측근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영국 프로축구 첼시 구단 소유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등을 포함한 신흥 재벌과 관리들, 이들의 가족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전쟁을 선동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자들에게 타격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넴초프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체첸 출신 지우르 다다예프가 고문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린 인권운동가들을 러시아 수사 당국이 연행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다다예프는 인권운동가들을 면회한 뒤 자신이 고문을 받았다고 토로했었다. 수사관들은 다다예프를 면담한 인권운동가 메르카체바와 대통령 산하 인권위원회 위원장 안드레이 바부슈킨의 집, 사무실에 들이닥쳤으나 이들이 자리를 피해 연행되지 않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아버지 죽음 푸틴이 책임져야” 피살된 넴초프의 딸 주장
입력 2015-03-13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