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한 방울로 암 발병 여부를 판별할 수 있게 됐다. 일본 규슈대 히로츠 다카아키 박사팀이 체내에 기생하는 선충을 이용해 암 환자의 소변을 통한 암 발병 여부를 95% 확률로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일본 지지통신 등이 1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암 환자 소변에서 특유의 냄새가 난다는 점에 착안해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암 환자 24명과 정상인 218명의 소변을 채취해 선충들이 비치된 실험접시에 한 방울씩 떨어뜨린 뒤 선충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실험에 사용된 선충은 주로 위나 식도에 기생하는 아나사키스란 선충으로 몸길이는 1㎜ 정도에 불과하지만 개와 비슷한 수준의 후각을 가졌다.
실험 결과는 극명했다. 선충은 암 환자 23명의 소변에는 가까이 모여든 반면, 정상인 207명의 소변에서는 달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암 환자 여부를 가리는 데 95%의 적중률을 보여준 것이다.
아나사키스는 증식이 어렵지 않아 상용화되면 암 검진 과정이나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위암 식도암 췌장암 등 암 종류는 물론 진행정도에 관계없이 발병 여부를 판정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히로츠 박사는 “소변 한 방울만 검사기관에 보내면 암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의료비 감소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상용화될 경우 회당 1000엔(약 93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약 1시간 반이면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히타치제작소 등과 함께 진단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논문은 11일자 미국 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소변 한 방울로 암 진단 가능해진다… 암 발병 여부 95% 적중시켜
입력 2015-03-13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