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교회는 농촌교회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고 생각해요. 농촌교회에서 예수 잘 믿는 분들이 도시교회로 와서 부흥한 셈이거든요.”
김관선(59) 서울 서초동 산정현교회 목사는 지난 9일부터 2박3일간 제주도에서 ‘2015 목회자 부부 초청 위로회’를 진행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를 가진 김 목사는 “교인이 300명 이상인 도시교회면 농어촌교회를 지속적으로 후원할 수 있다”며 “부교역자를 한 명 더 파송한다는 생각으로 도시교회가 ‘농어촌교회 살리기 운동’을 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2005년부터 매년 농어촌교회 목회자를 서울과 제주 등지로 2박3일간 초청해 위로 행사를 열었다. 지난해부터는 농어촌교회만큼 어려운 수도권 미자립교회 목회자들도 초청하고 있다.
김 목사가 농어촌교회에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 건 1970년대 후반부터다. 전도사로 사역하던 그는 여름교회학교 행사를 마친 뒤 남은 교재나 학용품 처분을 두고 고민하다 경기도 시흥의 한 어촌교회를 찾았다. “청년부 학생들과 어촌교회를 찾아 성경학교를 열어 주고 일정 마지막 날 돌아가려는데 아이들이 ‘언제 다시 볼 수 있냐’며 구슬프게 우는 거예요. 이 모습이 눈에 밟혀 매년 성경학교 교재를 넉넉히 사놓고 교회 청년들과 농어촌교회로 봉사활동을 갔습니다.”
그의 농어촌교회 사역은 1994년 산정현교회에 부임하면서 본격화됐다. 매년 청년들과 농어촌교회 봉사활동을 펼쳤고 이들 교회 성도가 생산하는 지역 특산물을 교회에서 판매했다. 농촌목회에 대한 소명의식이 확고한 전북 진안 배넘실교회(이춘식 목사)를 ‘100주년 기념 형제교회’로 정한 뒤 목회자 생활비는 물론이고 지역 농산물 수매와 마을회관 건립 등도 지원했다. 그 결과 교회만 부흥한 게 아니라 팜스테이 시설과 음식점이 생겨나는 등 지역경제도 활성화됐다.
김 목사는 앞으로 경남과 강원도 등지에 제2, 제3의 형제교회를 설립할 계획이다. 도시교회가 농어촌교회를 지원하면 교회도 살고 지역 공동체도 살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앞으로는 ‘내 교회 살리기’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힘 있는 교회와 약한 교회가 서로 도우면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중대형 교회가 농어촌교회 살리기에 적극 참여해 건강한 한국교회를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합니다.”
제주=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도시 교회-농어촌 교회, 손잡고 함께 성장해야죠”
입력 2015-03-13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