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업계가 홈플러스발 신선식품 가격 전쟁에 돌입했다. 1000억원 마진 포기를 밝힌 홈플러스가 ‘최저 가격’을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포문을 열자 이마트 등 경쟁 업체도 맞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업체 간 가격 전쟁은 11일 오후 치열한 가격 정보 확보를 통해 먼저 시작됐다. 500개 품목을 연중 10∼30% 할인하겠다고 공언한 홈플러스 입장에선 첫날부터 가격 우위를 놓칠 수 없었고,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가격 맞대응을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상대 전단지를 입수해 가격을 확인한 후 추가로 가격을 내리면서 예정 가격보다 더 낮아지기도 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1만5555원이던 딸기(1.4㎏)를 1만원에 판매하기로 했다가 이마트가 1.7㎏을 1만900원에 팔기로 하자 가격을 다시 8800원으로 내렸다. 해동 갈치(대)도 6900원에서 4480원으로 내렸다가 이마트 전단지에 3950원으로 나온 것을 확인한 뒤 3800원으로 낮췄다. 12일 매장이 오픈한 뒤에도 가격 싸움은 계속됐다. 이마트가 한우 1등급 등심(100g)을 홈플러스가 제시한 4320원보다 낮은 4300원에 판매하자 홈플러스도 4290원으로 다시 가격을 내렸다.
홈플러스 측은 “신선식품 가격을 내리겠다고 한 첫 주인 만큼 1주일간은 전국 최저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에도 가격 조사를 통해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매년 진행하는 창립기념일 행사 수준으로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며 가격 우위에서의 자신감을 보였다.
업계에선 이번 가격 전쟁이 ‘개인정보 판매’ 등으로 위기에 몰린 홈플러스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 입장에서 신선식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앞으로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란 관측도 많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 업계는 2012년 2분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11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체별로 전체 매출에서 20∼30%를 차지하는 신선식품의 경쟁력 강화가 주요 과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같은 온라인 쇼핑몰 역시 이제까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신선식품에 대한 판매를 해마다 늘리고 있다. 신선식품 특성상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온라인에서 최초 구매 후 만족한 소비자들의 반복 구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이나 가격 측면에서 대형마트의 신선식품에 대한 경쟁력은 여전히 높지만 온라인의 성장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확실한 비교우위를 위해 가격, 물류, 품질에서 보완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기획] 홈플러스發 신선식품 가격전쟁… 경쟁사 전단지까지 사전 입수하며 ‘최저가’ 눈치작전
입력 2015-03-13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