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이면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5년째로 접어들게 된다. 그동안 내전의 참혹함이 수도 없이 많이 알려졌지만 국제사회는 내전을 중단시키지도, 난민 보호에도 실패했다.
이동하기 좋은 계절인 봄이 되면 시리아를 탈출하는 난민들은 또다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제 구호단체들과 유엔은 시리아 내전의 참상에 대해 다시 한번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면서 잘사는 북유럽이 난민 수용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까지 끼어든 내전으로 인해 지난해 시리아에서는 7만6000명이 숨졌다. 또 2300만 인구 중 1000만명이 국내외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긴급구호가 필요한데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480만명에 달한다. 전년보다 10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난민들은 일단 레바논 터키 요르단 등 인접국에 피신해 있지만 다들 보다 안전하고 잘사는 유럽으로 건너가고 싶어한다. 시리아와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배를 타고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이탈리아와 그리스다.
유럽연합(EU)은 ‘더블린 규약’에서 난민이 오면 도착국에서 수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시리아 난민들은 대부분 두 나라에 머물고 있다.
때문에 유엔난민기구(UNHCR)가 특정지역의 난민 집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리아 난민들을 남유럽에서 북유럽의 부유한 국가들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수천명의 난민에 대해 1년간 그렇게 해본 뒤에 추가적으로 확대 여부를 결정하자는 방안이다. UNHCR은 이런 내용의 서한을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이민·내무담당 집행위원 등에 보내 허락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하려는 이유는 숱한 난민들이 이탈리아나 그리스를 벗어나 ‘불법적인 상태’에서 유럽 전역을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위험에 처해지는 경우도 많고 사회적 문제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아울러 잘사는 북유럽이 남유럽의 고통을 분담하라는 취지도 깔려 있다.
이런 가운데 100여개 구호단체들은 시리아 내전의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2011년 3월 내전 전과 올해 3월의 시리아 밤 풍경을 찍은 사진으로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와 제2의 도시인 알레포 등이 내전 전에는 환하게 밝혀져 있지만, 지금은 대부분 캄캄해진 모습이다. 마치 서울과 평양의 위성사진을 보는 듯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유엔 “북유럽 시리아 내전의 짐 나눠지자”… 내전 5년에 난민 1000만명
입력 2015-03-13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