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대 시대-가계·금융권] 예·적금만으론 재테크 더 이상 무의미

입력 2015-03-13 02:58

기준금리 인하에 은행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은행 수익과 직결되는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비상이 걸린 건 가계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예·적금만으로 재테크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지난해 NIM은 1.79%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심지어 2009년 금융위기 직후(1.98%)보다도 낮았다. 기준금리가 두 차례에 걸쳐 0.5% 포인트 내려가 예대금리차가 축소된 영향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NIM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9월부터 계좌이동제가 시행돼 우대금리 등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수익성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은 아직 변동금리가 많고, 보통 6개월마다 금리가 조정돼 반영이 빠르지만 예·적금은 1∼3년이라 금리 인하 적용이 늦다”며 “이 시간차가 은행에는 큰 타격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적금 금리는 시장금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당장 내리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르면 1∼2일 뒤부터 인하된다.

나이스신용평가 이혁준 금융평가본부 평가전문위원은 11일 보고서에서 “NIM이 추가적으로 하락하면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업계 ROA 평균이 0에 접근하면 일부 은행은 구조적인 적자 단계에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2년간 ROA는 0.2∼0.3%였다. 이 위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한국은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부담 등으로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기 힘들다”며 “NIM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예·적금에만 집중했던 금융소비자들이 ‘투자’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형일 하나은행 PB사업본부장은 “ELT(주가연계신탁)·ELF(주가연계펀드)의 수익률이 연 4∼6%로 예금 금리의 2∼3배 수준”이라며 “이들 상품이 예·적금보다는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일반 투자 상품보다는 손실을 볼 확률이 낮기 때문에 중수익·중위험 상품부터 접근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돼 뱅크론 펀드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조성만 신한은행 자산솔루션부 팀장도 “개별 종목주에 연동된 것보다는 변동성이 작은 주가지수 연동형 ELS(주가연계증권)를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예·적금에 주로 돈을 넣어두는 이들은 원금 손실에 민감하기 때문에 원금이 보장되는 ELB(파생결합사채)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