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저가 충전기 70% 엉터리… 부품 없거나 바꿔치기, 모델·제조사 변경도

입력 2015-03-13 02:14

저가형 휴대전화 충전기 제품 10개 중 7개는 부품이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파는 저가형 충전기 2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4개(70%)가 안전인증 당시와는 다른 상태의 제품을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부품이 없거나 변경’된 경우가 11건이나 됐다. 또 ‘출력 정격전류 표시 불일치’가 10건, ‘모델명 또는 제조업체 변경’이 6건, 부품 배치 변경 3건 등이었다. 특히 전류가 과도하게 흐르는 것을 방지하는 옵토커플러, 캐패시터 등 중요 부품이 없는 경우도 다수 발견돼 감전과 화재의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9개 제품(45.0%)에는 안전인증 표지나 안전인증 번호를 기재하지 않고 있었다.

불량 충전기가 시판되면서 이와 관련한 위해사례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원의 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휴대전화 충전기 관련 위해사례는 2011년 30건에서 2012년 52건, 2013년 79건, 2014년 102건 등으로 늘어났다.

4년간 접수한 263건 중 제품이 폭발하거나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196건(74.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과열 등으로 인해 제품이 녹아내린 경우가 37건(14.1%), 누전이 발생한 경우가 30건(11.4%) 순이었다. 신체에 상해를 입은 경우는 모두 57건으로 손과 팔 등에 화상을 입은 사례가 40건(70.2%), 감전된 사례가 16건(28.1%)이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문제 업체에 대한 행정조치와 더불어 충전기(직류전원장치)를 중점관리대상 전기용품으로 선정해 집중적인 안전성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