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장관 후보자 청문회] “한·미 연합훈련 끝나면 남북 관계 개선 기회 올 수도”

입력 2015-03-12 03:08
홍용표(사진)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끝나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비공식 접촉을 위해 대북 특사 파견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포괄적 대북제재인 5·24조치 해제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를 반드시 받아낼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며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야는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홍 후보자를 상대로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홍 후보자는 “(남북관계가) 상당히 경색된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대화를 보다 더 활성화하고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남북관계 개선 방안으로 대북 특사를 제안하자 “여러 방안 중의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군사훈련 중에는 모멘텀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보지만 과거 사례로 볼 때 훈련기간이 끝나면 몇 가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자는 국군포로나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프라이카우프’(과거 서독이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고 동독 내 정치범을 송환 받은 것) 취지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은 “박근혜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라며 “그런데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하던 분이, 맡은 일에 성과가 없는데 장관이 됐다. 많은 분이 납득하지 못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자는 “(남북관계 악화는) 중요한 계기들이 있을 때마다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대화를 막는 등 북한의 원인 제공 측면이 크다”고 답했다.

그는 “(현 정부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했고, 그런 상황을 감안하면 진전된 측면이 있다”며 “지난 연말과 올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며 의제와 장소, 시기까지 제시했다.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자는 남북관계 경색 주원인으로 지목된 5·24조치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북한의 행위에 여전히 분노하는 상황에서 아무 일 없듯 넘어갈 수 없다”고 했다.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확대 등 대북 경제협력에 대해선 “현재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교류는 하지만 대규모 경협은 비핵화를 포함해 남북 간 신뢰가 쌓여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전단 살포 자체를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막을 수는 없지만 일부 전단 살포는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고 신변을 위협하고 있다”며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남남갈등의 소재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했다.

홍 후보자는 여러 편의 논문 중복 게재 의혹과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 있었다”며 사과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