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 사건으로 촉발된 ‘종북 논쟁’이 뒤늦게 불붙었다. 새누리당은 11일 리퍼트 대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김기종씨와 야당과의 연계 의혹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 새정치연합은 ‘종북 숙주’ 운운하며 야당을 공격한 새누리당 의원들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와 이념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김씨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해주고 토론회 장소를 마련해준 다수의 야당 의원이 있다”고 공세를 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표는 당내에 김씨 관련 인사가 있는지, 그의 활동을 심적 물적 정책적으로 조력한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스스로 (진상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심재철 의원은 새정치연합 이종걸 문병호 우상호 김경협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테러범 김씨는 이들의 도움으로 국회를 드나들고 세미나를 열었다”고 가세했다. 또 “새정치연합은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연대해 종북 숙주 비난을 받았다”며 “문 대표는 종북 단절을 선언하고 그간의 잘못을 사과하라”고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심재철 이군현 김진태 박대출 하태경 의원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때를 만난 듯 야당 대표와 의원들을 중상모략하는 못된 버릇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 여당이 인사 무능과 경제 실정, 불통정치로 국민 지지를 상실하자 이성을 잃은 채 국정운영 파트너인 야당을 종북세력으로 몰아세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대전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은 이번 사건을 국내 정치에 악용하려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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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논쟁’ 점입가경
입력 2015-03-12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