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신분확인도 하고 제대로 투표를 하는 것 같네요.”
처음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농협과 축협, 수협, 산림조합 등 전국조합장선거가 11일 전국 1802개 시·군·구 투표소에서 순조롭게 끝났다. 동시조합장 선거에 3508명이 등록해 평균 2.6대의 1 경쟁률을 기록했다. 농·축협 153곳과 산림조합 36곳, 수협 15곳은 조합장 후보가 단독 출마해 무투표로 당선자가 사실상 결정됐다.
선거 투표율은 80.2%로 잠정 집계됐다. 선거인 229만여명 중 184만여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005년부터 치러진 개별 조합장 선거의 평균 투표율 78.4% 보다 1.8%포인트 정도 높다.
이날 충북 청주농협 청주시지부에 마련된 조합장 투표소는 이른 아침부터 조합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합원들은 공직선거와 같은 방식으로 투표 절차에 따라 신분증을 제시하고 본인여부를 확인 받은 뒤 전자식으로 서명을 했다. 간소하게 신분확인을 하던 예전의 투표 장면과는 사뭇 달랐다. 조합 규모가 큰 농촌지역에서는 학교 강당이나 체육관을 빌려 투표소를 마련하는 바람에 학생들의 수업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자산규모가 1조원이 넘고 조합원 수가 각 2000여명에 달해 광주지역 빅3 농협으로 꼽히는 광주농협과 서광주농협, 남광주농협의 투표소에는 오전 6시30분부터 조합원들이 하나 둘 문이 잠긴 투표소 앞을 서성거리며 줄을 서는 등 뜨거운 분위기를 보였다.
오전 7시 투표소 문이 열리자마자 안으로 들어가 한 표를 행사한 조합원들은 각 후보자 측 투표 참관인들과 투표 전에는 눈인사를, 투표 후에는 악수하는 등 공직선거와는 다른 각별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표소가 영업 공간을 피해 지역 농협 2∼3층에 마련돼 일부 유권자는 투표소를 찾지 못하기도 했고 투표소나 건물 외부에서 엘리베이터 방향을 별도로 표시해놓지 않는 곳이 많아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선관위는 기부행위 제한이 시작된 지난해 9월 21일부터 10일 현재까지 위법행위 746건을 적발해 147건을 고발하고 39건을 수사 의뢰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0월까지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돈 선거’ ‘깜깜이 선거’ ‘합동연설회 개선’ 등 각종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선자 명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청주=홍성헌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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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동시 조합장 선거 표정] 본인 확인에 전자 서명… 공직선거 수준 업그레이드
입력 2015-03-12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