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1일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충청 끌어안기에 공을 들였다. 3·1절 충남 천안, 5일 세종시와 충북 오송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충청 방문이다. 자신의 ‘호남 총리론’ 등으로 싸늘해진 충청 민심을 다독이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대전 근현대전시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전은 지방분권의 거점 중 한 곳으로 우리 당에 특별한 도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충청과 호남이 지역 갈등을 겪는 호남선 KTX 문제와 관련해 “갈등의 원인이 된 서대전 철로 직선화를 위해 우리 당이 앞장서 지원하겠다”며 “지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정서적 거리도 좁히는 충청·호남 상생선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선택 대전시장을 향해서는 “야당 시장이기 때문에 겪는 고초”라며 힘을 실어줬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대전이) 대한민국의 허리”라며 “국토균형 발전이 수도권 규제 완화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충청 민심을 파고들었다.
문 대표 등은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베트남전 및 천안함 피격·연평도 포격전 등으로 목숨을 잃은 국군장병이 안치된 대전현충원을 참배했다. 안보 이슈에 민감한 보수층을 겨냥한 통합 행보란 해석이 나왔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을 빌미로 보수진영에서 종북 프레임을 제기하는 것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표는 대전 중구에 조성된 ‘효문화 마을’도 방문했다. 김현미 비서실장은 “어르신들을 잘 모시겠다는 취지”라며 “우리 당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 오해를 해소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차기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당내 진보 그룹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 창립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인 문 대표가 국회를 비운 사이 문 대표를 뒤쫓는 주자들의 경쟁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 전 대표는 “의원들이 경제정책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얻고, 집권하면 우리나라를 잘 운영하리라는 믿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 설립을 거론하며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력을 갖춘 싱크탱크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뭐든지 바로 실천한다”며 “(연구소에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주면 서울시에서 곧바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지방자치·지방분권을 통한 새로운 21세기형 민주주의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이달 세번 내려간 ‘문’ 충청 민심 ‘문’ 열기… 문재인 새정치 대표 대전 방문
입력 2015-03-12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