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시진핑, 허수아비 후진타오 보고 군 장악 결심”

입력 2015-03-12 03:0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의 ‘허수아비’와 같았던 모습에 군 장악을 결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2010년 중국의 차기 지도자를 예약하고 있던 시 주석은 민간정치인 몫의 부주석으로 임명돼 중앙군사위원회에 진출했다. 당시 군사위 주석은 후 전 주석, 군인 몫의 부주석은 쉬차이허우와 궈보슝이었다. 한 소식통은 “쉬와 궈는 모두 장쩌민 전 주석의 대리인이나 마찬가지였다”면서 “후 전 주석은 철저하게 소외됐었다”고 말했다.

장 전 주석은 당 총서기직을 후 전 주석에게 물려준 뒤 2년 동안 군사위 주석직은 유지하면서 ‘상왕’으로 군림했다. 2004년 군사위 주석직을 넘긴 뒤에도 두 대리인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했다. 다른 소식통은 “특히 쉬차이허우의 경우 후 전 주석에게 보고도 없이 중요 결정을 내리고 뇌물을 받고 진급 장사를 했다”고 전했다.

당시 미국도 후 전 주석의 군 장악력에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미국의 로버트 게이츠 당시 국방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중국은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의 첫 시행비행을 진행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 소식을 듣고 후 전 주석이 자신만큼이나 깜짝 놀랐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2012년 말 당 총서기직을 넘겨받은 시 주석은 단시간 내에 국가주석과 총서기, 그리고 군사위 주석직을 동시에 차지한 뒤 대대적인 반부패 운동과 함께 단숨에 군 장악에 성공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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