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군종목사 수련회 “장병 전도 선봉에 선다”

입력 2015-03-12 03:01
군종사관 후보생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여전도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 군선교 사역자 제171차 연합 조찬예배’에 참석해 군 선교를 통한 민족복음화를 다짐하고 있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군선교연합회관 1층 세미나실. 이곳에 모인 10여명의 예비 군종목사(군목)들이 종단 간 경쟁이 가열되는 등 급변하는 군 선교 환경 속에서 어떻게 선교 비전을 실현해 나갈지 간절하게 답을 구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기도와 찬양, 특강, 영성훈련이 온종일 이어졌다. 60만 군장병들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예비 군목들의 눈빛에는 진지함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이들이 모인 현장은 국방부가 10∼12일 주최하는 ‘제31회 군목 후보생(73기) 수련회’의 일부다. 10일에는 서울 강남구 서울교회에서 열렸으며 12일은 경기도 고양 육군 1군단 천하제일교회에서 진행된다.

이날 ‘군 선교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강의한 유영식(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군선교부) 목사는 “군 선교 현장에서 사명을 감당하는 군목들이 늘어날 때 군인교회를 비롯한 민족복음화의 역사가 일어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대부분의 장병은 초기 신자이기 때문에 이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는 길고 어려운 설교보다는 짧은 설교와 예화설교, 군 선교 영상물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4주 단위로 새 신자를 위한 성경공부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는 노하우도 알려줬다.

수련회에 참석한 전상우(27) 목사는 “군을 전도의 황금어장이라고 부른다. 영혼을 살리는 군목으로 쓰임받는다는 사실에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훈(27) 목사는 “장병 한 사람도 놓치지 않도록 불철주야 기도하면서 발로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총무 김대덕 목사는 인사말에서 “병력감축, 부대통폐합, 타종교의 거센 도전 등 우리가 확인하고 대처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총검보다 강한 군 선교 사역자들의 영성이 전군을 향한 복음전파의 선봉에 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련회에 참석한 예비 군목들은 다음달 21일 입대해 9.5주 훈련을 받고 3년 4개월간 군목으로 복무한다.

신학생들에게 군종사관의 인기는 높다. 신학계열 학과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군종사관 후보생 시험은 매년 20∼30명 정원에 200∼300여명이 응시해 경쟁률이 10대 1을 웃돈다. 후보생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만 28세까지 목사안수를 받은 뒤에야 군목으로 활동할 수 있다. 보통 합격자들은 학교에서 장학금 등을 받는다. 각 종교를 망라한 군종사관은 현재 656명이며 이 중 군목은 267명이다. 병역법이 개정돼 올해는 여성군목도 2명 선발한다.

군종제도는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한 카투사 병사가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계기로 창설됐다. 그는 편지에 “유엔군 산하 각 부서에는 성직자가 파송돼 활동하고 있다. 우리 군에도 목사님과 신부님을 보내 주셔서 장병들을 위로하고 격려해 달라. 죽어가는 장병들에게 세례와 영세를 베풀고 임종예배와 종부성사를 드리게 해 달라”고 썼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