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스트푸드 업계에 ‘웰빙’ 바람이 거세다. 유명 햄버거 체인인 버거킹이 어린이 메뉴에서 탄산음료를 없애 맥도날드 등이 앞장선 ‘건강한 식품·식재료 제공’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버거킹이 어린이 메뉴 광고판에서 탄산음료를 제외하고 어린이 대상 세트메뉴에서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거킹은 이런 내용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지난달 말부터 매장에서 이 방침을 시행하고 있다고 USA투데이는 덧붙였다.
버거킹은 콜라나 사이다 대신 무지방 우유와 사과 주스, 저지방 초콜릿우유 등을 어린이 대상 음료로 제공하고 있다. 탄산음료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메뉴판에 따로 표시하거나 광고하지는 않는다.
버거킹의 이러한 변화는 최근 패스트푸드 업계가 소비자들의 웰빙문화에 발맞추려는 시도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맥도날드는 지난주 미국 내 매장에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항생제 투여 닭고기’ 퇴출을 선언했다. 맥도날드와 웬디스는 소아비만 방지를 위해 이미 어린이 대상 탄산음료 판매 전략을 폐기했으며, 던킨도너츠 역시 도넛에 뿌리는 설탕에 함유된 인공착색료인 이산화티타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소비자 단체의 압력도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비자 단체인 ‘공공이익을 위한 과학센터’는 아동들이 더 나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버거킹에 2년간 탄산음료 폐기를 위한 로비를 벌여 왔다고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버거킹도 ‘백기’… 어린이 메뉴서 탄산음료 제외
입력 2015-03-12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