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자 6150명에 복음·목회자 150명 배출… 갱생보호시설 ‘담안선교회’ 오늘로 창립 30주년

입력 2015-03-12 03:01
담안선교회 관계자들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의욕적인 선교활동을 다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출소자가 신학공부를 한 뒤 목사고시에 패스해 목사 임직(왼쪽)을 받거나 재활에 성공해 예쁜 신부를 만나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담안선교회 직원들에겐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담안선교회 제공
출소자 재활 및 선교에 앞장서 온 담안선교회(회장 임석근 목사)가 12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서울 중랑구 동일로에 있는 담안선교회는 오랜 수형생활로 사회복귀가 어렵거나 연고가 없는 출소자들을 위한 시설로 그동안 6150명이 이곳을 거쳐 갔다. 오갈 곳 없는 출소자들이 아파트형 현대식 숙소에 입소해 선교회로부터 철저한 신앙지도와 함께 직업알선, 결혼주선, 질병치료 등 많은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이곳에서 목회자만 150명이 배출됐습니다. 사회에 잘 복귀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도 부지기수고 그동안 87쌍의 결혼식 주례를 했습니다.”

창립 때부터 담안선교회를 맡아온 임석근(60) 목사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후원으로 30년 사역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특히 연 10억여원의 예산 중 정부(법무부)가 반 정도를 지원해 주어 유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임 목사는 출소자와 1시간만 상담하면 ‘최선의 재활’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내는 전문가가 됐다. 함께 일하는 10명의 직원들도 거의 출소자 출신으로 컴퓨터, 회계, 행정전문가로서 최고의 업무능률을 보여준다.

행정직원 K씨는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을 찾고 꼭 필요한 양만 사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매달 수백만원의 부식비를 절약하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리의 사역은 출소자뿐 아니라 재소자도 찾아가 영치금을 넣어주고 가족도 돕는 등 재범의 악순환을 끊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상계동에서 개척교회를 하는 L목사는 소매치기 전과 6범의 ‘안창따기’ 전문가였다. 가중처벌로 청송감호소에서 오랜 수형생활을 마치고 나니 그를 반겨주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담안선교회 예배실에서 지난 삶을 눈물로 회개한 뒤 신학교 문을 두드렸다는 그는 “주의 종 사명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며 목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소 후 음식점 주방보조로 취직을 했다 전자발찌가 울리는 바람에 잘린 M씨. 아들 때문에 목숨도 맘대로 끊을 수 없었다는 그는 방황 중에 담안선교회의 배려로 새 직장을 얻어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이사회서 ‘담안선교회 자활원’으로 이름을 바꾸었어요. 이해는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불안하다며 집단민원을 통해 계속 이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참 힘듭니다. 또 출소자 재범소식이 뉴스에 나올 때마다 교회와 개인의 후원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맥이 빠지곤 합니다.”

임 목사는 “교도소가 재소자 한 사람을 수용하는 데 드는 직간접 월 소요비용이 200여만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인당 월 50여만원을 사용하며 사랑과 격려로 보듬는 우리의 갱생 및 전도사역이 더 크게 열매 맺을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