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도 감독, 영화 ‘독도의 영웅’ 제작… 1950년대 의용수비대 33인의 헌신

입력 2015-03-12 03:01

한국의 대표적인 신앙인 주기철 문준경 유관순 등의 영상물 제작으로 유명한 권순도 감독이 다큐 영화 ‘독도의 영웅(사진)’을 가지고 돌아왔다. 권 감독은 11일 “일본이 영토 확장 야욕을 노골화하고 있다. 독도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나 교회에는 경각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독도의용수비대의 헌신이 있었기에 독도가 아직 우리 땅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독도의 영웅을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독도의 영웅은 독도를 수비했던 33명의 순수민간조직, ‘독도의용수비대’의 이야기이다. 수비대를 창설한 고 홍순칠 대장은 국군으로 자원입대했다 부상을 입고 명예 제대한 군인이었다. 홍 대장은 고향 울릉도로 돌아와 주민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수비대를 만들었다. 수비대는 10여명씩 한 달가량 교대로 독도에 주둔하며 독도를 지켰다. 식량이나 활동비 등과 같은 국가의 지원은 없었다.

홍 대장이 사재를 털고 대원들이 자력으로 경비를 충당했다. 울릉도 주민으로 구성된 의용수비대는 1953년 4월부터 3년8개월 동안 일본의 무장순시선과 어업실습선을 각각 4차례, 1차례씩 격퇴했다. 수비대는 일본의 불법 점령시도를 저지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어민의 어로 활동을 보장했다. 독도에 영토 표식도 설치했다. 영상에 담긴 대원들의 육성이다.

“파도가 세 교대조가 못 들어오는 때가 많았죠. 갈매기알도 먹고 해초도 따먹었어요. 식수는 찌꺼기 가득한 빗물을 먹고….” “한겨울에는 이불 한 장을 덮고 겉옷을 걸친 채 잤어요. 자고 일어나면 담요 위에 눈이 수북이 쌓여 있곤 했죠.” 생존 대원 한 명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냐는 질문에 답한다. “젊었던 거죠. 우리 땅 지킨다는 마음 하나로.” 가슴에 박히는 한마디이다.

수비대는 81㎜ 박격포 1문, 기관총 2정, 소총 10여정 등으로 일본의 국토침략에 맞섰다. 적을 속이기 위해 나무 대포를 만들어 위장술을 쓰기도 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일을, 생계까지 포기한 채 해냈다. 고귀한 헌신이다. 수비대는 56년 말 국립경찰에 수비업무와 장비를 인계할 때까지 독도를 무사히 지켜냈다. 디지털비디오(DVD), 상영시간 29분(070-8880-5167).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