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3∼4기 진행돼서야 진단 받아… 고신대복음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승현 교수

입력 2015-03-16 02:06

대장암 환자 4명 중 1명은 암세포가 다른 장기까지 퍼진 ‘전이성 대장암’ 환자다. 전이성 대장암은 보통 다른 장기로 전이가 시작되는 대장암 3기와 4기를 말한다.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많은 대장암 환자들이 3기와 4기가 돼서 암을 진단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장암 3기는 림프절로 전이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4기는 간, 폐, 뼈 등의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대장암 3기 생존율은 28%로 상당히 낮은 편이고, 대장암 4기는 생존율이 6%로 3기 생존율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전이성 대장암은 수술이 어렵고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주로 하게 된다.

최근에는 획기적인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암이 전이됐다고 하더라도 환자에 맞춰 치료 전략을 잘 세운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이승현 고신대복음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를 만나 ‘전이성 대장암의 항암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전이성 대장암은 0에서 3으로 치료의 단계를 나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전이성대장암 0단계에서 2단계까지는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용하면 최적의 조건을 거두는 단계다. 하지만 암이 전이된 3단계부터는 원칙적으로는 수술이 가능하나, 항암치료를 통해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상태다.

보통 전이성 대장암의 4기 환자 중에는 여명을 선고 받아 더 이상의 치료가 무의미하다고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 환자와 그 가족들은 절망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전이성 암 4기라고 진단 받으면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법이 진보하고, 획기적인 표적 항암제들이 개발되면서 환자들의 생존율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보통 전이성 대장암이라고 하면 말기암에 해당돼 생존기간을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예상한다. 하지만 의사와 적극 협조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면 생존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완치도 가능하다. 이 교수는 “실제 55세의 전이성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은 한 남성은 암이 간까지 전이됐다. 하지만 환자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항암치료를 적극 수행한 결과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이성 대장암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와 함께 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병용하는 다학적인 접근방법으로 치료함으로써 생존율을 높인다. 최근에는 항암요법 시에 항암제와 표적항암제를 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로 표적항암제와 폴피리(FOLFIRI) 요법을 병행한다. 폴피리 항암요법이란 ‘이리노테칸’을 기반으로 하는 항암화학요법을 말한다. 이 교수는 “이리노테칸 기반에 폴피리 요법과 표적항암제를 병용해 환자에게 투여하면 치료 효과가 극대화된다. 최근 보험급여의 확대로 환자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줄어들었고 생존율도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이성 대장암도 이제는 ‘완치’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정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되던 전이성 대장암도 최근 항암 화학요법들이 발전됨에 따라 완치에 가까운 질환이 되었다”며 “환자들이 의사를 믿고 적극 치료한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밝혔다.

장윤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