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학병원 교수는 암환자가 자신을 마지막 희망으로 의지하거나, 치료하던 환자의 생애 마지막 모습을 봤을 때 가슴에 답답함을 느낀다. 특히 자신은 더 이상 해줄 게 없고, 설령 해줄 게 있어도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로 해줄 수 없을 때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한다.
이처럼 매일 암환자를 접하는 의료진도 환자의 고통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 및 지역암센터에서 근무하는 암 의료제공자 680명을 대상으로 업무관련 스트레스 및 만족도를 조사(2013년)한 결과, 과도한 업무가 가정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의료제공자의 업무스트레스를 영역별로 보면 ‘과도한 업무로 가정생활이 방해를 받는 것’이 1.66점(4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환자의 고통에 관여하는 것(1.44점)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받는 원망에 대처하는 것(1.34점) △부족한 관리 및 자원 지원(1.29점) △임상진료의 변화에 맞추는 것(1.25) △관리적인 책임을 갖는 것(1.24점) △동료나 관리직과 관계의 어려움에 대처하는 것(1.03점) 순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항목별로는 ‘당신의 시간에 대해 상충되는 요구를 받는 것’(환자진료/관리업무/연구/대학교육)이 1.89로, ‘여러 가지 책임들이 상충되는 것’(진료 vs 관리, 진료 vs 연구)이 1.88로 높았다.
업무관련 만족도 조사에서는 영역별로는 ‘지적인 만족을 얻는 것’이라는 답변이 2.01점으로 가장 만족이 높은 업무로 나타났고, ‘환자와 보호자, 직원들과 좋은 관계 유지’(1.96점), ‘직업적 전문성 및 자신감’(1.94점)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적절한 관리와 자원 지원’이 1.65점으로 가장 낮았다. 항목별로는 ‘전공분야의 전문가인 것’(2.3점)과 ‘환자와 좋은 관계를 갖는 것’(2.08점)이라는 답변이 높은 반면, ‘일을 잘 하기에 적절한 재정적 자원이 있다고 느끼는 것’(1.23점)이 가장 낮았다.
업무만족을 응답자의 특성별로 분석한 결과, 남자가 여자보다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적은 반면, 업무에 대한 만족은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연령이 증가할수록,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보수 수준에 대한 만족이 높아질수록 업무스트레스는 적고, 업무만족도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당직근무나 주당 진료시간이 많을수록 업무스트레스는 높고, 업무만족도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느끼는 암 의료제공자의 업무스트레스와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업무스트레스는 평균 2.12점이었고, 업무만족은 평균 2.72점으로 스트레스 점수보다 만족도가 다소 높은 결과를 보였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
[암과의 동행] 암 의료진 스트레스 주범은 과도한 업무
입력 2015-03-16 02:32